[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GIGDC 2021 제작부문 대학부 특별상을 수상한 팀 커피우유의 ‘Missing Home(미싱 홈)’은 ‘리틀 나이트메어(2017년 출시)’, ‘인사이드(2016년 출시)’에 영감을 받아 탄생한 3D 시네마틱 플랫포머(액션 게임의 하위 부류, 점프 콘트롤이 주가 된다) 게임이다.
팀 커피우유는 나름의 재해석을 통해 원작의 그림자를 지워내려 애썼다. 어둡고 불길한 기운이 물씬 묻어나는 맵 디자인과 캐릭터 모델링, 상황에 따라 바뀌는 묵직한 사운드는 ‘미싱 홈’만이 가진 강점이다. 여기에 반전이 포함된 흡사 스릴러를 연상시키는 스토리로 몰입감까지 더했다.
팀 커피우유는 동서대학교에 재학 중인 5명의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위해 일시적으로 뭉친 팀이다. 양성률(23) 팀장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했다는 것 자체가 뜻 깊은 일인데 이렇게 상까지 타게 돼 얼떨떨하다”며 “미싱 홈은 우리만의 색다른 분위기로 만들어 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양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서대학교 디지털콘텐츠과 졸업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모인 커피우유 팀입니다. 저랑 강아름(23), 손희진(23) 양이 프로그래밍을 맡고, 김창민(27)-고인호(28) 군이 그래픽을 담당합니다. 프로그래머 3명이서 처음 모여 게임을 기획했고, 이후 그래픽 담당 두 명이 합류했습니다.
GIGDC 2021 제작부문 대학부에서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소감을 들려주세요.
4학년 마지막 학기에 큰 상을 수여하게 돼 너무 뜻 깊어요. 우리가 만든 프로젝트 자체를 제출한 것부터 뜻 깊은데, 이런 상까지 타게 돼서 얼떨떨해요. 졸업 작품을 제작하고, 팀원들끼리 GIGDC에 출품해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얘기가 나와서 도전하게 됐어요. 사실 제출해 놓고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팀원 중 한 명이 수상 소식을 전해줘서 모두가 알게 됐어요. 다들 어안이 벙벙했죠. 코로나 때문에 만나질 못해서 메신저로 막 소리 질렀던 것 같아요(웃음). 팀원들 대부분이 이런 장기 프로젝트는 처음이어서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의기를 투합해 좋은 결과가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게임 분위기를 어떻게든 따라가 주려고 애쓴 그래픽 팀에게 감사한 마음이에요.
‘미싱 홈’은 어떻게 탄생한 게임인가요?
주인공이 정신병을 갖고 있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진행되는 어드벤쳐 게임이에요. 처음 프로그래머 3명이서 기획을 진행했는데, 당시에 총 9개의 기획이 러프하게 만들어졌어요. 그 중 나온 기획 하나가 ‘커피우유’인데 지금의 팀 이름이기도 하죠(웃음). 그런데 교수님께 확인을 받는 과정에서 너무 진전도 없고 게임의 방향성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게임을 만들자고 합의했고, 결국 작품 제출 6개월을 앞두고 기획된 게 현재의 미싱 홈이에요.
게임 ‘리틀 나이트메어’가 연상되는데요. 기존 작품과 어떤 차이를 두려고 노력하셨나요?
전반적으로 ‘리틀 나이트메어’를 참고한 건 맞아요. 가장 큰 차이점을 뽑자면 스토리에요. 게임 진행 중간 중간 복선도 많이 심어 뒀고, 마지막에는 반전을 넣어 풍부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그리고 맵 디자인이나 모델링 등도 저희만의 분위기로 색다르게 변경하려고 애썼어요. 그 부분이 플레이어들에게 와 닿았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실 원작의 힘이 너무 강해서 색깔을 지우기가 마냥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전략 퍼즐 요소인 만큼 우리만의 새로운 퍼즐 요소도 넣고 싶었는데 여의치가 않았고요. 그 부분이 지금도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아요.
‘미싱 홈’을 만들면서 어떤 점이 어려우셨나요?
잔버그 등을 고치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미싱 홈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하다보니까 그래픽 팀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특히 카메라 연출 부분을 힘들어 했어요. 우리 게임의 분위기를 극대화 시키려면 화면 무빙이 많이 필요한데, 그 부분에서 애로사항이 많았죠.
즐거운 일도 있었어요. 졸업 작품 제출이 막바지로 가고 있을 때, 학교 학생들에게 ‘미싱 홈’을 플레이 해보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한 친구가 머리를 써서 전략적 플레이를 펼쳐야 되는 장소에서, 피지컬만 앞세워서 인형들에게 도망가고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내더라고요. 그걸 지켜보면서 팀원들이랑 다 같이 ‘우리 정말 큰일났다’며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앞으로 어떤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아무리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도 아무 것도 참고하지 않고 내 머릿속에 있는 지식들로만 단번에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선 어려운 부분들이 너무 많았거든요(웃음). 모르는 것 없는 떳떳한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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