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만 놓고 본다면 오히려 2018년에 비해 저조하다는 점에을 감안한다면 지난해 주가 상승은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00원(3.50%) 하락한 6만9000원에 마감됐다. 올해 처음으로 6만원 대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759억원어치를 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고점(9만6800원) 대비 약 28.41%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분기별 사상 최대 매출(73조원)을 기록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특히 최근 중국 내 전략 제한 이슈가 주가에 발목을 잡았다. 신한금융투자 최도연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발생할 메모리 업황 조정의 본질은 IT공급망의 차질”이라며 “중국 전력 제한에 의한 중국 내 IT 공장 중단은 메모리 산업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전 세계 D램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며 D램 가격이 3~8%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현재 고객사들의 높아진 재고 수준과 증가하는 공급량으로 D램, 낸드(NAND) 모두 고정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 심리가 NAND에 대한 고객들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시장 진입이 NAND의 가격 하락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영업이익 기준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지난 2018년에 비해 저조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3조7714억원, 58조8867억원에 달한다.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원 후반대였다. 올해 증권사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76조3572억원, 52조6477억원이다.
반도체 전방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의 기간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 실적이 개선되고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날 경우 다시 주가는 상승할 여지도 남아있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메모리 업황의 다운사이클 진입을 선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스템 반도체 실적 개선과 폴더블 스마트폰의 수요 호조를 감안하면 이른 시점에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증권업계 책임론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대부분 증권사 반도체 섹터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약 10~12만원 가까이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커녕 D램 수요 부족 문제가 발생하면서 오히려 업황 부진 우려 리스크가 어느 때 보다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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