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젠지e스포츠의 미드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이 4강에 진출한 소감을 전했다.
젠지는 25일 오후 9시(한국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2021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클라우드 나인(C9)과의 8강전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다. 젠지의 에이스 곽보성은 이날도 승부처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그룹스테이지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곽보성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롤드컵 4강에 처음 진출하게 됐는데 기분이 정말 좋다”며 기뻐했다. 그는 “(1세트) 조합적으로 승기를 잡았을 때 계속 굳혀야 했는데 우리가 플레이를 잘 하지 못해서 상대가 따라와 게임이 어려워졌다”며 2세트 전에 이러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피드백 한 것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값진 승리였지만, 곽보성은 마냥 도취되지만은 않았다. 그는 “1세트 중에 팀이 유리할 때 더 세게 해야 했던 부분 등을 4강에선 보완해야 할 것 같다”며 “항상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가 항상 삐끗한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력 향상을 각오했다.
곽보성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LCK의 4대 미드(쇼메이커, 비디디, 페이커, 쵸비) 중 유독 해외 선수 및 관계자들에게 저평가를 받아왔다. 이날 C9 역시 곽보성보다는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을 집중 견제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곽보성은 보란 듯이 그룹스테이지부터 캐리력을 과시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C9전에서도 단연 빛났다.
해외 팬들에게 자신을 증명한 소감을 묻자 곽보성은 “별다른 생각은 없다. 그저 게임이 잘 돼 정말 기분이 좋다”며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대회에서 잘하는 팀이 하는 운영 방식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이번 대회 맹활약 비결을 전했다.
외부의 시선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었지만, C9의 미드라이너이자 LoL e스포츠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를 대하는 자세는 사뭇 달랐다. 곽보성은 평소 매운 인터뷰를 하지 않는 선수이지만, 이날은 방송 인터뷰에서 “8강에서 가장 못 하는 미드라이너를 만나서 (승리가)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묻자 곽보성은 “평소에 내가 도발을 하지 않는데, 우리가 패배했으면 퍽즈가 얼마나 놀릴지 상상해 보니 끔찍했고, 나도 이겼으니 한 번 해봤다”며 익살스러운 반응을 내놨다.
젠지는 오는 31일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G)과 4강에서 맞붙는다. 반대편에서 담원 기아와 T1이 4강전을 치르기 때문에, 둘 중 한 팀은 결승행이 확정된 상황이다. 젠지가 EDG를 꺾고 결승에 올라가면 2017년 이후 4년 만에 LCK 집안 싸움으로 결승전이 치러진다.
곽보성은 EDG에 대해 “미드와 정글의 호흡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같은 느낌으로 상대해야 될 것 같다. 오늘과 같은 실수가 나오지 않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 잘해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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