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2021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3개 팀이 4강에 진출한 가운데, 30일 오후 9시(한국시간)부터 담원 게이밍 기아와 T1이 결승행 티켓을 놓고 ‘집안싸움’을 벌인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감이 높은 매치업인 만큼, 경기 양상도 어느 경기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준비했다.
#1. 미리 보는 결승전
양 팀의 맞대결은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린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팀들 가운데서 담원 기아와 T1이 보여준 경기력이 단연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룹스테이지 A조에 속한 담원 기아는 디펜딩챔피언의 면모를 올해도 이어갔다.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중국의 펀플러스 피닉스(FPX)를 2번 붙어 모두 완파하는 등 6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이어 8강에선 유럽의 맹주 매드 라이온즈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T1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B조 1라운드 경기에서 우승 후보인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G)에게 일격을 맞기도 했으나, 이후 전승을 기록하며 도합 5승 1패로 조 선두를 달성, 8강에 진출했다. 이어서는 C조 2위로 8강에 입성한 한화생명e스포츠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안착했다.
반대쪽 브라켓에 LCK 소속인 젠지e스포츠가 4강에 올라있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경기력은 담원 기아와 T1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해외 전문가와 선수들은 이번 맞대결의 승자가 사실상 2021 롤드컵 우승을 차지할 팀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양 팀이 소문 난 잔치 다운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2. 천적 관계 유지 or 청산?
T1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담원 기아의 승리를 점친다.
상대전적을 들여다보면 지난 2년간 T1은 담원 기아를 상대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20년 LCK 스프링 시즌부터 올해 서머 시즌까지 총 10번 붙어 담원 기아가 8승 2패로 앞섰다. 세트 스코어 역시 17대 9로 경기 내용도 담원 기아가 좋았다. 당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9월 서머 시즌 결승전도 3대 1 담원 기아의 승리로 끝났다.
물론 변수는 있다. T1은 이번 대회에서 정규 시즌보다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롤드컵 한국 선발전에서 한화생명에게 3대 2 진땀 승을 거뒀던 T1이지만, 이번 대회 4강에선 별다른 위기 없이 3대 0 완승을 거뒀다. 밴픽과 조직적인 면이 향상된 만큼, 서머 결승 당시처럼 일방적인 경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3. 전설을 깨느냐 이어가느냐
두 팀의 맞대결은 전설과 차세대 슈퍼스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LoL e스포츠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13년 데뷔해 올해까지 리그에서만 9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 2회, 롤드컵 3회 우승과 1회 준우승을 거뒀다.
담원 기아의 미드라이너 ‘쇼메이커’ 허수는 떠오르는 슈퍼스타다. 2019년 LCK에 데뷔해 올해까지 리그 우승 3회, 롤드컵 1회 우승을 거뒀다.
한국 나이로 26세인 이상혁은 프로게이머로선 노장에 속한다. 여전히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성기는 지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22세인 허수는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시기다. 실제로 라인전 단계부터 경기 운영 능력까지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보이고 있다.
앞선 서머 결승전에서 허수가 승리하면서, 사실상 대관식이 열렸다는 시각도 있지만 롤드컵이라는 대회가 갖는 상징성은 사뭇 다르다. 허수가 4강에서 이상혁을 넘어 2회 연속 우승컵까지 들어 올린다면 전 세계 팬들 앞에서 새로운 전설이 시작을 알리는 셈이 된다. 물론 이상혁이 승리한다면 전설은 현재진행형이 된다. 아울러 그의 위상도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4. 아펠리오스 없는 T1의 선택은?
강 팀 간의 맞대결인 만큼, 밴픽 단계에서부터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가운데 원거리 딜러 챔피언인 ‘아펠리오스’의 등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T1은 이번 대회에서 ‘아펠리오스’를 핵심픽으로 사용 중이다. ‘구마유시’ 이민형이 7번 플레이 해 모두 승리한 필승카드다. 담원 기아는 서머 결승전에서 ‘아펠리오스’를 모두 밴 했다. 당시보다 ‘아펠리오스’의 성능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이민형의 숙련도를 의식해 이번에도 밴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민형은 유럽 솔로랭크에서 미스 포츈과 진, 루시안, 드레이븐을 집중적으로 플레이 했다. ‘아펠리오스’가 밴이 된다면 담원 기아의 원거리 딜러 ‘고스트’ 장용준과 미스 포츈, 진을 나눠가지거나 이번 대회 뜨거운 픽이었던 ‘루시안’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상체 포지션에선 T1의 열세를 점치지만,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의 바텀 라인은 담원 기아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 T1이 승리하기 위해선 두 선수가 유의미한 격차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민형이 ‘아펠리오스’ 없이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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