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는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서울 SK와 맞대결에서 65대 91, 26점차 대패를 당했다. 3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2위로 올라섰던 KT는 이날 패배로 연승 행진이 끊겼다.
KT의 최근 기세는 상당히 좋았다. KT는 지난달 30일 전주 KCC전을 시작으로 확 달라졌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KCC(96대 74)와 우승팀인 안양 KGC(86대 63)를 상대로 모두 20점차 이상 대승을 거두더니, 지난 3일 공동 2위였던 고양 오리온까지 96대 81, 15점차로 격파했다.
최근 상승세의 원인은 포워드 라인이었다. 양홍석은 최근 3경기에서 평균 17.3점 11리바운드를 올리는 등 MVP급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포워드지만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난 김영환과 김동욱의 활약도 빛났다. 1옵션 캐디 라렌도 최근 안정을 찾은 모습이었다. 3경기 평균 17.6리바운드 9.7리바운드를 올렸다.
전희철 SK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KT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포워드 위주의 농구를 펼친다. 양홍석, 김영환, 김동욱의 득점과 어시스트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SK는 이날 KT의 포워드 라인을 꽁꽁 묶었다. 첫 번째 타깃은 라렌이었다. 흐름을 타면 매서워지는 라렌이기에 초반부터 집중 공략했다. SK는 라렌을 더블팀으로 막았다. 라렌이 골밑 근처에서 공을 잡는 순간 두 명이 둘러쌌다. 라렌은 SK의 수비에 막혀 공격이 풀리지 않자 진정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무리하게 공격을 하다가 SK에게 공을 내주기 일쑤였다.
라렌은 이날 9점 16리바운드를 올렸다. 공격 리바운드를 무려 6개나 잡아내는 등 괴력을 뽐냈지만, 상대 수비에 막혀 득점 기회를 제대로 잡질 못했다.
KT의 국내 포워드 선수들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김영환이나 김동욱이 2대 2 공격을 전개 하면 공을 쥐지 않은 픽 플레이어를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힘으로 맞붙었다. 공격 능력이 좋은 양홍석에겐 포워드들이 돌아가며 전담 수비수로 붙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국내 포워드 선수들 중 이날 10점을 넘긴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김동욱이 8점, 양홍석이 4점에 그쳤다. 김영환은 무득점이었다.
KT는 최근 좋은 폼을 유지하던 정성우가 14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혼자 힘으로 판세를 뒤집기엔 무리였다. 결국 KT는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서동철 KT 감독은 “정말 못한 경기였다. 준비했던 것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슛도 잘 터지지 않았다. 반면 상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라며 선수단을 질책했다.
전 감독은 “2대 2 수비에서 어떤 타이밍에 어떤 길목을 막을 것인지 잘 판단했다. 연습을 많이 해서 선수들을 믿었다. 오늘처럼만 해주면 좋겠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