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전데용”, “나야 나, 땅호라구” 등 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낸 이상호는 아프리카TV를 대표하는 LoL BJ다. 그는 오랫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TV는 25일부터 28일까지 잠실 롯데월드 내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게임&e스포츠 축제 프리콘을 진행한다. 3일차 일정이 진행되는 27일 이상호는 ‘빛돌’ 하광석, 전수찬과 함께 BJ 스토리를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1시간 여 프로그램이 끝난 후 이상호와 짧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지난해 2월 늦은 나이에 입대한 이상호는 지난 8월 병장만기 전역했다. 지난 9월 오랜만에 방송에 복귀한 그는 “이제는 30대에 가까워졌고, 나이가 차니 걱정도 많아졌다”며 “조금 더 조바심을 가지고 방송을 하는 것 같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래도 이제는 병역의 의무라는 부담이 사라져 걱정거리가 사라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상호는 늦은 나이에 입대한만큼 걱정도 많았지만 생각보다 군생활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BJ라는 직업이 많은 시청자와 소통하지만, 정작 오프라인으로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적다”며 “부대 내에 제 방송을 좋게 봐준 선·후임이 있어서 즐겁게 군생활을 했고, 군대동기들과도 많이 친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들과 많이 소통한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군생활이 나름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상호는 2013년 아프리카TV에서 첫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지만, 도중에 둥지를 옮긴 경험도 있다. 여러 플랫폼을 경험한 그에게 아프리카TV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상호는 “우선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시청자 수도 많고, BJ들도 많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리카TV BJ 게임 대회인 ‘멸망전’에도 활발히 참가하기도 했다. 7번 참가해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성적도 뛰어난 편이다. 이상호는 “다른 플랫폼에도 LoL 방송인 대회가 있지만, 멸망전은 특별함이 있는 것 같다”며 “이 시기가 되면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아져 더욱 재밌게 방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BJ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어서, 신인 발굴 측면에서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멸망전으로는 ‘전수찬’, ‘제동빠’, ‘김민교’, ‘기뉴다’와 참가해 결승전에서 패패승승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멸망전 LoL 2019시즌 1’을 뽑았다.
오랫동안 LoL BJ로 활약한 이상호는 아프리카TV 공인 마당발이다. 타 BJ뿐 아니라 적지않은 LoL 프로게이머와도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금이야 프로 아카데미가 많지만, 이전에는 솔로랭크 점수가 높은 아마추어가 프로로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당시 아마 출신 선수들과 꾸준히 친분을 유지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상호 특유의 친화력은 콘텐츠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이상호 방송을 대표하는 콘텐츠인 ‘초대석’은 점수가 높은 랭커나, 장인, 프로게이머, BJ를 초빙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릴라’ 강범현, ‘김군’ 김한샘, ‘구거’ 김도엽 등 현역 선수(출연 기준 일자)부터 ‘세체뽀’, ‘만기퇴소’등의 챔피언 장인까지 다양한 인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아마추어 장인으로 출연했다가 프로로 데뷔한 게스트도 있다. ‘표식’ 홍창현(다음표식은너야), ‘도란’ 최현준(돌잔치때도란잡음), ‘케리아’ 류민석(기부니쥬아)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상호는 “지금 생각해보면 류민석 선수가 처음 방송에 나왔을 때가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며 “중3 챌린저로 출연해 앳된 모습을 보여줬는데, 지금은 ‘LoL 챔피언스코리아(LCK)’를 대표하는 서포터로 거듭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면서 정말 감탄한 게스트는 LPL(중국 프로리그) 인빅투스 게이밍(IG) 미드라이너 ‘루키’ 송의진”이라며 “정말 실력이 너무 좋아서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방송 활동 이외에도 이상호는 아마추어 발굴을 위해 힘써왔다. 그는 2019년 12월 LoL 프로팀 서라벌 게이밍을 창단했다. 서라벌은 Team ESC의 후원으로 2020 ‘챌린저스코리아(CK)’ 스프링에 참가했고, 11승 3패로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해 2020 LCK 서머 승강전 기회를 얻었다. 서라벌은 그리핀을 제압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샌드박스 게이밍(現 리브 샌드박스), 팀 다이나믹스(現 농심 레드포스)에게 패해며 아쉽게 LCK 승격에 실패했다.
서라벌 단장을 역임한 이상호는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라며 “바쁘게 활동할 시기에 영장이 나와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약 함께할 수 있었다면, 방송과 연계해 콘텐츠를 만드는 등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팀원들에게도 미안함이 든다”고 털어놨다.
서라벌 단장 시절의 부채감 때문일까. 이상호는 지금도 아마추어 리그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LCK만큼은 아니지만, 아마추어 리그를 활성화해서 재야의 고수에게 프로 데뷔 기회를 줄 수 있는 콘텐츠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의 콘텐츠가 어느 정도 틀만 잡혀있었다면, 내년부터는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호는 “개인적으로 BJ는 정말 복에 겨운 직업이고, 저 역시 복에 겨운 사람”이라며 “시청자들이 주시는 넘치는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조금이도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