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았던 T1의 10인 로스터를 2022시즌에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소속 T1의 CEO 조 마쉬는 30일 새벽 디스코드 라디오 방송을 통해 팬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건 2021시즌에 비해 크게 축소된 2022년 선수 구성이다.
조 마쉬에 따르면 T1은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 ‘애스퍼’ 김태기 등 6인으로 2022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앞서 10인 로스터를 구동하면서 겪은 몇 차례의 내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기회를 부여해 성장 시간을 제공하고, 팀 호흡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T1은 2018년부터 1군 로스터를 10명의 선수들로 채웠다. 후보 선수들이 타 게임단 주전급의 기량을 갖춰, 선수층이 탄탄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난해부터는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내부 경쟁 과정에서 선수들이 피로감과 압박감을 호소했고, 팀이 표류하는 일이 빈번했다.
올해는 특히 10인 로스터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시즌이었다. 양대인 신임 감독(현 담원 게이밍 기아 전력 분석관)이 무한경쟁을 유도하면서 시시때때로 선수 구성이 바뀌었고, 팀 성적 저하와 더불어 선수단 내 혼란이 가중됐다. 다행히 코칭스태프 교체를 단행한 수뇌부의 결단 덕에 위기 수습에 성공, 굳건한 주전 5인을 앞세워 ‘월드챔피언십(롤드컵)’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조 마쉬는 이민형, 문현준 등 팀의 미래로 평가 받는 선수들과 2024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10인 로스터에서 6인 로스터로 변경되면서 팀 성장이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 같다”며 “잠재력을 갖고 있는 제우스와 같은 선수들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마쉬는 특히 최우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칸나’ 김창동에 밀려 후보로 뛰었던 최우제는 업계에서 소문이 파다한 유망주다. 만 17세에 불과하지만 베테랑과 같은 플레이 스타일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는 지난 시즌 데뷔전에서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조 마쉬는 “최우제에게 여러 팀이 10억원에 달하는 오퍼를 했지만 우리가 거절했다”며 “올 한 해 지켜보면서 재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마쉬는 이날 다음 시즌 코칭스태프 명단도 공개했다. ‘폴트’ 최성훈 단장이 감독을 역임하고, 팀의 레전드이자 2021시즌 2군 감독이었던 ‘벵기’ 배성웅이 1군 코치로 합류한다고 알렸다.
그는 “우리에게 빅네임 코치는 중요하지 않다”며 “페이커가 있기에 빅네임 코치보다는 팀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코치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팀의 방향성이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T1은 2020년부터 김정수 감독을 비롯한 명장과 손을 잡았으나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결별한 바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