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은 모든 국민의 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분양계약한 아파트의 사업자가 갑자기 부도가 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때 내 집 마련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것이 바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분양보증이다. 

HUG는 국내 유일의 주택분양보증 전담기관으로 지난 27년 동안 608만 세대에 1034조원의 주택분양보증을 발급하며 안정적인 주택공급에 기여했다. 또한 보증사고 사업장에 대한 보증이행을 위해 공사비용과 분양대금 환급 등으로 4조2684억원을 지출, 33만 세대의 재산과 ‘내 집 마련의 꿈’을 지켰다. 

주택분양보증은 사업주체가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아파트 준공을 책임지거나 분양계약자가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급의 환급을 책임지는 보증이다. 1993년 도입됐다. 30채 이상 공동주택을 선(先)분양하는 경우 주택사업자들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2020년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동산 자산 비중이 72에 이른다. 주택분양보증이 중요성이 주목받는 이유다.

분양보증, 두 번의 과거로부터의 교훈

주택분양보증이 가장 빛을 발했던 때가 바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서브프라임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두 번의 경제충격이였다. 건설업체 도산 등 주택분양보증 사고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건설산업의 영향으로 경제위기 시점에 특히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이 두 번의 충격은 큰 차이를 보였다. IMF 금융위기는 민간 사업자인 주택사업공제조합이 주택분양보증을 전담한데 반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공기업인 대한주택보증이 주택분양보증을 취급했다.

먼저 IMF 금융위기 당시 주택사업공제조합은 민간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무분별한 대출을 관리하지 못한 결과, 주택분양보증 사고금액을 감당할 수 없어 결국 폐지됐다. 반명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한주택보증은 2조3639억원에 달하는 보증이행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재산권을 지키고 사회안전망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후 대한주택보증은 공기업으로 2014년 전환, 2021년 9월말기준 7조 500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하여 다음 경제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주택분양보증, 커지는 공공성 

최근 주택분양보증 시장에 경쟁 원리 도입 필요성이 언급되며 시장개방 이슈가 대두되면서 공공성이 흔들리고 있다. 주택분양보증 시장 개방 시 신규 보증기관이 저위험 고수익사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우려가 있어서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도 HUG의 공공성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라기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위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선 2번의 위기를 통해서 주택분양보증 업무를 담당하는 HUG를 중심으로 주택분양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성급하게 주택분양보증 시장을 개방하기보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 HUG 중심의 안정적인 관리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편, HUG의 주택분양보증 수수료율 추가 인하나 중소형 업체에 대한 특례보증 방안 신설, 사회주택 등에 대한 보증 확대 노력을 통해 HUG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HUG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공성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주택분양보증 50%, 전세보증금반환보증 70~80%, 임대보증금보증 70% 등 서민 지원 효과가 높은 주요 보증의 보증요율을 대폭 인하했다. 개인채무자 지연배상금을 40∼60% 감면하는 한편 전세보증 임차권등기 대행, 주거약자 주택분양보증 우선 보호 등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보증제도 개선도 포함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서민들의 어려음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HUG는 지난 1년간 65만가구에 대해 3140억원의 보증료를 할인했고, 1758명의 개인채무자에게 26억7000만원의 지연배상금 감면해 서민 주거안정에 기여했다. HUG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임대보증금보증 등 보증료 할인을 올해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하고, 분양보증 등의 보증료율을 약 10% 인하하는 등 주택공급 활성화 지원을 강화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