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에 고개 숙인 교회…신상털기 논란도 지속

‘오미크론’ 확산에 고개 숙인 교회…신상털기 논란도 지속

기사승인 2021-12-07 19:23:25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32명 집계된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 6번출구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 대해 인천의 A 교회가 공식 사과했다. 다만 확진자에 대한 이른바 ‘신상털기’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 교회는 7일 온라인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재했다. A 교회 담임목사 등 기획위원 등의 명의로 발표됐다.
 
A 교회는 “오미크론 확산 사태를 촉발시킨 일련의 일에 대해 인천 시민과 국민들께 심려와 근심을 끼쳐 드리게 된 것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오미크론 확산의 단초가 된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없는 교회의 책임이고 잘못임을 인정한다.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밤낮없이 애쓰시는 의료진과 교회 주변 소상공인, 자영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이전보다 더 높은 경각심을 갖고 방역조치에 협조해 지역사회에 폐가 되지 않도록 만전의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 마련도 언급됐다. A 교회는  지역 사회의 회복을 위해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A 교회 소속 목회자 부부가 나이지리아 학술세미나 후 에티오피아를 거쳐 귀국했다. 이 부부는 같은 달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지난 1일 오미크론 변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부는 확진 판정 후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집으로 이동할 때 ‘방역택시’를 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공항에서 이동할 당시 우즈베키스탄 국적 30대 지인 B씨가 운전하는 차량을 이용했다. 

B씨는 A 부부 확진 판정 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격리조치 없이 6일 동안 인천 시내의 식당과 마트, 치과 등을 이용했다. A 교회에서 예배도 봤다. 이후 발열 증상이 나자 재검사했고 지난달 29일 양성으로 확인됐다. 

7일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36명이다. A 교회에서 예배를 본 외국인 유학생 3명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유학생 중에는 대면 수업을 듣고 도서관을 방문한 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4000명 안팎을 기록한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박효상 기자
일각에서는 목회자 부부와 A 교회를 거세게 비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부부의 신상뿐만 아니라 부부 자녀의 신상, 다니는 학교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악플’도 무수히 달렸다. 

확진자 신상털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 유입된 후, 일부 확진자에게는 ‘슈퍼 전파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 홈페이지에 공개된 확진자의 동선을 토대로 신상을 추측, 비난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확진자의 성별, 연령, 거주지 등 개인이 특정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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