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의 오프 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10개 게임단의 2022시즌 로스터가 확정된 가운데, 차기 시즌을 향한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달 16일부터 시작된 LCK의 이적 시장이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몇몇 게임단이 여전히 선수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로스터는 사실상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팀 간 전력이 평준화 돼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졌던 LCK 서머 시즌만큼이나, 이번 이적 시장 역시 어느 때보다 요란하고 뜨거웠다. 특히 계약 기간에 얽매이지 않는 적극적인 선수 영입과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팬들의 마음이 크게 들떴다. 이 과정에서 몇몇 선수와 게임단이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론 갈등이 잘 봉합된 모양새다. 오히려 이적 시장에서 만들어진 사연이 내년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T1 등 특정 게임단에 몰려있던 유망한 선수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대부분의 게임단이 성공적으로 리빌딩을 마쳤다. 이 가운데 몇몇 팀은 전력이 크게 상승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뚜껑을 열어보진 않았지만, 로스터 면면만 놓고 봤을 땐 플레이오프(PO) 티켓이 걸린 중상위권 경쟁이 지난 시즌보다 더욱 과열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페이트’ 유수혁, ‘테디’ 박진성, ‘엘림’ 최엘림, ‘호잇’ 류호성을 품은 아프리카 프릭스, ‘아리아’ 이가을과 ‘에이밍’ 김하람, ‘라스칼’ 김광희, ‘라이프’ 김정민을 영입한 KT 롤스터가 다크호스로 꼽힌다. 스타 코칭스태프와 더불어 ‘제카’ 김건우, ‘데프트’ 김혁규, ‘베릴’ 조건희가 함께하는 DRX도 만만치 않다.
상위권 경쟁은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이적 시장의 주인공은 젠지다. 프랜차이즈 스타 ‘룰러’ 박재혁만 남기고 나머지 선수들과 모두 결별을 선언한 젠지는 ‘쵸비’ 정지훈과 ‘도란’ 최현준, ‘리헨즈’ 손시우를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했다. ‘피넛’ 한왕호는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주춤한 손시우를 제외하곤 지난 시즌 각 포지션에서 최정상급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다. 그간 통 큰 영입에도 불구하고 리그 2인자에 그쳤던 젠지가 이번에야말로 최정상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시즌 우승을 놓고 다퉜던 담원 게이밍 기아와 T1은 다소 물음표가 붙는다.
담원 기아는 최대어인 ‘캐니언’ 김건부와 ‘쇼메이커’ 허수를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리그의 내로라하는 바텀 듀오 ‘덕담’ 서대길과 ‘켈린’ 김형규를 영입해 약점을 보완했다. T1은 ‘페이커’ 이상혁과 재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고, ‘구마유시’ 이민형 등 유망주들과 계약을 연장하며 전력을 유지했다.
다만 두 팀 모두 탑 포지션이 고민이다. 군복무를 위해 은퇴한 ‘칸’ 김동하, 계약 갱신에 따른 마찰로 농심으로 떠난 ‘칸나’ 김창동의 빈자리를 신예들이 메운다. ‘버돌’ 노태윤과 ‘제우스’ 최우제가 잠재력이 뛰어난 유망주인 것은 확실하지만, 검증된 카드는 아닌 점이 껄끄럽다.
농심은 차기 시즌에도 대권을 위협할 전망이다.
선수단 면면이 확 바뀌었지만, 전력은 보다 안정화 됐다는 평가다. 김창동과 ‘드레드’ 이진혁, ‘비디디’ 곽보성, ‘고스트’ 장용준, ‘에포트’ 이상호 등 경험과 기량을 두루 갖춘 선수들이 자리를 채웠다. 이 가운데 곽보성, 장용준은 기존 소속팀과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차기 시즌 전력 구상에서 제외됐다. 김창동 역시 계약 문제로 T1과 갈등을 빚었다. 친정 팀과의 맞대결에서 이들이 어떻게 ‘매운 맛’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밖에 당장의 대형 영입보단 미래에 투자한 리브 샌드박스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차기 시즌 행보, 보다 강한 ‘거인 학살자’로 거듭난 프레딧 브리온의 모습도 보는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