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사를 향한 비판을 일제히 쏟아냈다. 지난 임기를 반성하지 않고 성과만 치켜세운 ‘자화자찬’ 신년사라고 평가절하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3일 오전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정권실패 백서를 써도 모자를 판에 또 다시 허무맹랑한 소설을 썼다”며 “지난 5년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 자화자찬, 딴 세상 인식이 마지막 신년사까지도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현 정부의 안보·경제 등 정책 상황 전반을 조목조목 짚으며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새해 벽두부터 군의 경계실패가 드러났지만 질타는 커녕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방이 튼튼해졌다’는 허언으로 국민을 기만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체감도 안되는 국민소득 4만불을 이야기하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었다.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개선됐다며 ‘고무적인 일’이라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잃게 된다”고 했다. 또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기술을 모두 따라 잡혀 놓고서는 무슨 ‘선도국가’를 이야기하는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황 대변인은 “임기 내내 집 가진자와 못 가진 자, 임대인과 임차인, 기업과 노동자, 심지어는 의사와 간호사마저 편 가르기로 일관했던 대통령에게 ‘통합의 선거’를 운운할 자격은 더더욱 없다”며 “다시는 5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文정권 실패백서’라도 써서 넘겨주시라”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말잔치”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홍경희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임기 내내 국민의 목소리를 한 귀로 흘리고 ‘쇼통’만을 이어나간 대통령답게 마지막까지 일관적”이라며 “마지막 신년사까지도 정부의 수반으로서 책임 있는 사죄 대신 정부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모습을 보여 깊은 유감”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부의 무능과 오판이 초래한 작금의 대내외적 위기상황과 국민의 고통 앞에서 ‘유구무언’ 해도 모자를 문 대통령 아닌가”라며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깊이 속죄하는 한편, 현 정권의 실패 이유를 철저히 분석하고 다음 정권의 성공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됨으로써 역사와 국민에 더는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임기 마지막 신년사를 발표했다.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문 대통령은 “우리 역사는 시련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위대한 성공의 역사였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크게는 단합하고 협력하며 이룬 역사였다. 다시 통합하고 더욱 포용하며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며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통령선거가 국민의 희망을 담는 통합의 선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