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방역패스…“기본권 침해” 줄줄이 소송

암초 만난 방역패스…“기본권 침해” 줄줄이 소송

기사승인 2022-01-06 20:04:19
방역 패스(접종증명·음성 확인제) 유효기간이 적용된 3일 서울 용산구 한 극장에서 관람객들이 입장 전 QR 체크를 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정책이 암초를 만났다. 정부는 “방역패스는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시민과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

6일 전국학부모단체연합·백신패스반대국민소송연합은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신체에 대한 강제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법원에 정부의 방역패스 처분을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내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식당·카페·마트 등 17종에 적용되고 있는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낸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은 오는 7일 열릴 예정이다. 

원고들은 정부가 미접종자에 대해 식당, 카페, 학원 등 사회생활 시설 전반 이용에 심대한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공익에 비해 국민이 입는 불이익이 현저하게 큰 것이 분명하므로 방역패스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원고들은 “스웨덴, 일본, 대만, 미국 플로리다주처럼 과도한 정부 통제 대신 먼저 무증상, 경증으로 지나가는 환자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해 집단면역을 유도하고 중증 환자는 정립된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집중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튜브 채널 '양대림연구소'를 운영하는 양대림 고3 유튜버 등 참가자들이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백신패스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와 별개로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헌법소원도 진행된다. 유튜버이자 대입수험생 양대림(19)군과 시민 1700여명은 같은날 헌법재판소에 방역패스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양군은 지난달 10일 정부와 전국 17개 시도지사를 상대로도 방역패스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법원은 일단 정부의 학원과 독서실 등 교육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대책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종환)는 이상무 함께하는 사교육 연합 대표 등 5명이 보건복지부장관·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특별방역대책후속조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학원, 독서실, 스터디 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은 본안소송 판결 선고일까지 정지된 상태다.

재판부는 사실상 미접종자 집단에 대한 차별 조치라고 봤다. 재판부는 “백신 2차 접종 완료자가 아닌 사람은 음성확인서를 제시하지 않으면 학원 등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고 이틀에 한 번꼴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사실상 미접종자 집단의 학원·독서실 접근·이용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2차 접종 완료자 집단에 비해 불리한 차별 조치”라고 강조했다. 미접종자 중 학원 등을 이용해 진학·취직·자격시험 등에 대비하려는 사람이나 직업교육 또는 직업훈련을 수행하려는 사람은 그 시설을 이용한 학습권이 현저히 제한돼 사실상 그들의 교육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이 직접 침해된다고도 지적했다.

정부는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일부 인용에 즉시 항고했다. 또한 다른 소송들에 대해서도 방역패스 필요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법원에 충실히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 입장에서 방역패스 제도는 꼭 필요하고 효과적이며, 앞으로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최대한 정부 입장을 사법부에 설명하고, 바람직한 판단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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