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토피아 “XR 게임으로, 세상을 다채롭게”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미니토피아 “XR 게임으로, 세상을 다채롭게” [글로벌게임허브센터]

기사승인 2022-01-08 07:00:01

[편집자주]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이 설립한 중소게임기업 인큐베이팅 지원시설이다.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 위치한 이곳에는 현재 50개의 게임개발사, 30개의 창업준비팀이 입주해 꿈을 키우고 있다.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서 ‘굿게임상’을 받은 ‘MazM: 페치카’의 제작사 ‘자라나는 씨앗’도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성장한 개발사다. 이밖에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는 개발사도 여럿 있다. 쿠키뉴스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입주한 게임사들의 이야기를 3주간에 걸쳐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미니토피아의 김도형(27) 대표는 10여 년 전부터, 증강현실(VR)과 가상세계(VR)가 지닌 무궁한 가능성에 매료됐다. 현실과 가상이 결합한 ‘나만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꿈도 꿨다. ‘메타버스(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무너진 3차원의 가상세계)’라는 단어가 등장한 뒤론 ‘거품이다’, ‘실체가 없다’는 오해를 받곤 하지만, XR(AR과 VR을 망라하는 확장현실)에 대한 미니토피아의 마음은 ‘Real(리얼‧진짜)’이다. XR이, 메타버스가 세상을 다채롭게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김 대표를 7일 판교에 위치한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에서 만났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팀장을 맡고 있는 김도형입니다. 기획과 운영, 개발 등 한 스푼씩을 맡아 담당하고 있습니다.

팀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려요

미니토피아는 저랑 이현재 개발자 둘이서 운영을 하고 있어요.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진학했어요. 군대를 다녀온 다음에 제가 AR, VR 소모임을 운영했는데, 그 친구가 여길 지원해서 게임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제가 그즈음 XR 관련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흥미를 느끼곤 함께 관련 개발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지난해 초부터 함께 하고 있어요. 허브센터에는 작년 11월 즈음에 입주했습니다. 

미니토피아의 김도형 대표를 7일 판교 글로벌 게임 허브센터에서 만났다.   사진=문대찬 기자

그동안 미니토피아가 개발한 게임을 소개해주세요.

저희 팀의 슬로건은 ‘XR이 세상을 다채롭게 만든다’예요. 처음으로 낸 게 ‘AR 좀비샷’이라고 해서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되어 있어요. 이밖에도 현재 개발하고 있는 ‘미니토피아’와 관련한 AR 캐주얼 게임을 짧게 개발하고 배포해서 여러 유저들에게 제공하려고 하고 있어요. 

진입장벽이 높다고도 볼 수 있는 AR과 VR, XR 등으로 업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10년 전부터 VR, 메타버스에 되게 관심이 많았어요. 그 때는 메타버스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죠(웃음). 현실세계에서 몸이 불편한 분들이 가상세계에서 뛰어놀 수 있고, 현실에선 낯을 심하게 가리는 분이 가상세계에선 ‘인싸’가 될 수 도 있는 그런 날을 꿈꿨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VR에 관심을 많이 가졌는데, 여러 기기들을 사용해봤지만 아직까지도 어지럼증 같은 불편한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이후 AR로 관심을 돌렸고, 메타버스 배경에서 AR을 이용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게임 미니토피아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니토피아는 작은 먼지 친구와 내 아바타를 이용해 플레이 하는 게임인데요. 육성 장르가 가미된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하우징 콘텐츠라고 해서 집안을 내 스타일대로 꾸밀 수 있는데요, 친구 방에도 놀러갈 수 있고 또 소통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작은 캐주얼 게임 등이 수록돼 있어서 플레이 해 재화를 얻거나 먼지 친구의 성격‧정체성을 바꿀 수 있어요. 유저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먼지 친구의 정체성이 변하기도 하고요. 

미니토피아는 메타버스 요소에 증강현실(AR) 요소를 접목했다.   미니토피아 유튜브 캡쳐

미니토피아가 갖고 있는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게임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기존 메타버스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또 인연이 끊어지는 것에서 끝이 나더라고요. 저도 ‘고인물’ 게임을 많이 했지만 거기 계속 들어가는 이유가 게임 자체가 재미있어서 라기보다는 여태 만났던 사람들을 계속 보고 싶어서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았거든요. 

저희 미니토피아는 ‘삶의 연장’의 성격을 깊게 띠고 있어요. 이른 바 ‘라이프 커넥티드(Life Connected)’ 메타버스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준비 중이고 개발 중인 부분들이 많습니다. 일례로 AR을 이용해서 실제 내 삶의 방이 있는 것처럼 만들고, 지도를 통해 내 주변의 ‘토피안(미니토피아를 하는 사람들)’들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또 실제 친구들을 내 방에 불러와서 그 친구와 대화도 하고 채팅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AR을 도입해서 메타버스 공간에 현실감을 더 부여하고, 현실의 확장 같은 느낌을 준 셈이죠.

메타버스라고 하면 독립적 세계를 떠올리시는데요. 실제로 대부분의 메타버스들이 메타버스는 메타버스대로, 내 삶은 내 삶대로 분리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희 미니토피아는 삶과 메타버스 공간이 함께 흐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궁극적인 목표는 이 공간이 삶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고요.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 얘길 하고 있잖아요. 사실 메타버스는 단어만 새로운 것이지 예전부터 있었어요. ‘초월된 세계’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니,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아바타가 있는 많은 게임들도 메타버스인 거죠. 사실 저희가 만들려고 했던 것도 메타버스가 아니었어요. 미니토피아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당시엔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젠 우리 게임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메타버스라서 그렇게 부르고들 있는 것 같아요.

메타버스가 주목 받는 현 상황 자체는 좋은 방향이라고 봐요. 메타버스 플랫폼이 발전될수록 삶이 더 풍부해질 것 같은 믿음이 있거든요. 하지만 어떤 기술이든 반작용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메타버스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불안감이 큰 것도 사실이에요. 

메타버스도 결국은 그 공간을 찾을 목적성과 동기가 있어야 된다고 봐요. 메타버스를 채우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순간 도태된다고 생각해요. 나만 들어가도 그 공간이 재미있으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모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미니토피아 만큼은 계속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애쓰고 있죠. 메타버스는 결국 게임의 장르가 되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메타버스가 거품이고, 장사이고 이런 얘기들은 어느 정도는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사용하는지에 따라 시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미니토피아의 출시 계획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쉽게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스케일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웃음). 원래 계획은 올해 3월 안이었는데, 이제는 올해 3, 4분기 내에 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글로벌 게임허브센터에 입주하게 된 계기를 말해주세요.

원래는 10개월 정도 집에서 개발을 했어요. 그런데 소통이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저희가 시시때때로 메신저를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래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무실을 구해보자고 나섰는데, 마침 글로벌허브센터에 입주한 지인이 추천을 해줘서 지원을 하게 됐어요. 


지금까지 글로벌 게임허브센터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나요?

입주한 지가 얼마 안 돼서 아직까진 많은 지원 프로그램을 사용하진 못했어요. 그래도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킹 같은 것도 잘 되어 있었던 점이 좋았어요. 아참, 제일 좋았던 건 ‘월간 모바일 분석 보고서’였어요. 이번 달에 어떤 모바일 게임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글로벌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인데요, 유저들의 성향 같은 걸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무엇보다 공간 지원이 제일 크죠. 저희가 입주한 벤처 4.0은 임대료가 무료인데, 10만원이라고 하더라도 매출이라고 할 이렇다 할 수익이 없는 저희 같은 팀한텐 정말 큰 도움이거든요. 

최근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나면서 게임산업의 규모도 커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중소게임사가 많습니다. 한국 게임산업의 근간이 되는 풀뿌리 게임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저흰 중소게임사 보다는 인디게임 팀이다 보니까, 재정적인 것은 당연하고 무엇보다 기술 성장이 멈춰 있다는 느낌이 커요. 사수가 없어서 필요한 부분을 홀로 개발하는데, 기술이 부족하다 보니까 정교하고 세련된 개발을 할 수 없는 거죠. 그런 부분에 대한 강의나 지원이 정부 차원에서 더욱 많이 이뤄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향후 게이머에게 미니토피아가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은 회사로 기억되고 싶어요. 주변에 AR 게임이 많이 없거든요. ‘이런 방식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회사로 기억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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