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통화, 사생활 빼고 방영한다

김건희 통화, 사생활 빼고 방영한다

기사승인 2022-01-21 16:13:09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측이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자신과의 통화 내용을 방영하지 말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인용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김태업)는 21일 김씨가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낸 방영금지 빛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특정 부분을 뺀 대부분의 통화 녹음을 방영해도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방영을 금지한 부분은 ▲김씨 가족들의 사생활에만 관련된 발언 ▲서울의소리 촬영기사 이명수 씨가 녹음했지만 이씨가 포함되지 않은 타인 간의 비공개 대화다.

전날 진행된 심문에서 김씨 측은 통화 내용은 사적인 대화이고 ‘정치 공작’에 의해 취득한 녹음 파일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의소리 촬영기자 이명수씨가 열린공감TV와 사전 모의해 김씨에 접근한 뒤 답변을 유도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반면 서울의소리 측은 기자가 처음부터 신분을 밝히고 시작된 통화로 정당한 언론행위라고 반박했다. 또 국민의 알권리, 언론자유 측면에서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MBC를 상대로 낸 두 번째 방송금지 가처분 심리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김씨 측은 당일 이를 취하했다. 전날 MBC는 오는 23일로 예정됐던 김씨 통화녹음과 관련한 두 번째 내용을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에 따른 결정이다.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같은날 오후 공지문을 통해 취재 소요시간, 방송 분량 등 여러 조건을 검토한 결과, 23일 160회에서는 관련 내용을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다룬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 통화 녹음이 어디까지 공개될 수 있는 지를 두고 법원은 엇갈린 결론을 내놓고 있다. 현재 김씨는 MBC와 유튜브채널 ‘열린공감TV’,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등 3개 매체를 상대로 7시간 통화 녹음파일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가장 먼저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박병태)는 지난 14일 MBC에 사생활과 수사 관련 발언 등 일부 내용을 뺀 녹취록 공개를 허용했다. 서울서부지법은 먼저 김씨가 대선후보 배우자로서 ‘공적 인물’에 해당하고 김씨 정치적 견해 등은 단순히 사적 영역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수사 중인 사안과 관련한 김씨 발언, 정치적 견해와는 관련 없는 대화는 공개 금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좀 더 넓은 범위를 공개할 수 있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송경근)는 지난 19일 김씨의 유흥업소 종사·검사 동거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에 대해서도 열린공감TV가 방송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씨의) 논문 및 각종 학력·경력·수상실적 표절·위조·왜곡 등의 의혹들도 유권자들의 공적 관심 내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와 관련한 내용도 “수사기관이 아닌 곳에서 자유롭게 한 발언이 보도됐다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거나 행사에 장애가 되는 등 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공개를 허용했다. 사실상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내용을 공개 허용한 셈이다.

공개 여부가 쟁점이 된 녹음 파일은 이씨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김씨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것이다. 총 분량은 7시간 45분이다. 이 기자는 녹음한 내용을 MBC에 제보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16일 방송에서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 “ ‘미투(Me too)’는 다 돈을 안 챙겨주니깐 터지는 것”, “(이씨가 오면) 하는 만큼 줘야지. 잘하면 1억원도 줄 수 있지” 등 김씨의 발언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방송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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