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반도의 평년 기온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위기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23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1년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연평균 기온은 13.3도다. 평년 대비 0.8도 높았다. 지난 1973년 관측 이래 2016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계절별로는 봄과 가을 기온이 높았다. 수도권 등 서쪽과 남쪽 지역에서는 연평균 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봄은 이르게 찾아왔다. 지난해 2월과 3월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각각 2.2도, 2.6도 높았다. 서울의 벚꽃 개화일은 3월24일로 관측됐다. 1922년 이래 100년 만에 가장 빠르게 피었다.
한여름 무더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7월 폭염일수는 8.1일로 평년 대비 4일 많았다. 최고 기온은 평년 대비 1.9도 높았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의 폭염일수는 15일로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열대야 일수도 17일로 역대 2위다.
땅뿐만이 아니다.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 또한 상승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40년간 전 지구 및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과 파고가 지속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수온이 상승할 경우, 대기 안정도가 변화해 파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한반도 인근에서 수온 상승 경향이 뚜렷해졌다. 구평년(1981~2010년)과 신평년(1991~2020년)을 비교했을 때 한반도 인근 수온은 18.32도에서 18.53도로 0.21도 올랐다. 이는 전 지구(0.12도 상승)와 비교해 2배 가까운 상승이다.
이상기후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0년에는 역대 가장 긴 장마가 이어졌다. 중부 지방에는 54일간 비가 내렸다. 전과 다른 폭염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곳곳도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11일 기준 41.1도의 폭염이 이어졌다. 브라질에서는 폭우가 넉 달째 지속되고 있다. 극지방인 그린란드 빙상 정상에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눈보다 비가 더 많이 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장마가 짧았지만 2020년도에는 장마가 길었다. 변동성은 있다”면서 “기온이 상승하면서 기존에 겪지 못했던 폭우, 폭염 등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 평년 기온이 오는 2023년 평년기온보다 높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기온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것”이라며 “기후변화 원인으로 지목된 온실가스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