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명성교회

기사승인 2022-01-26 17:16:29
명성교회. 연합뉴스

불법적인 목회 대물림으로 비판받은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에 대해 법원이 “위임목사 및 당회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있는 명성교회는 등록 교인이 10만명에 달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에서 가장 큰 교회로 꼽힌다.

서울동부지방법원 14민사부(박미라 유성희 소준섭)은 26일 ‘명성교회정상화추진위원회’(추진위)가 제기한 김 목사에 대한 위임목사 직무 집행정지 1심 소송에서 “피고 김하나에게 명성교회 위임목사 및 당회장으로서의 지위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세습을 반대하는 명성교회 교인들로 이뤄져 있다. 

명성교회는 지난 1980년 김삼환 목사가 세웠다. 교회는 지난 2015년 김삼환 목사가 정년 퇴임하자 2017년 아들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교회법에서 개교회나 총회 산하 기관이 목사를 구하는 행위)하기로 결의했다.

예장 통합 교단 헌법에서는 교회 세습을 금지하고 있다. 예장통합 교단의 총회는 2018년 103회 총회에서 세습이 부당하다고 결정했다가 이듬해 9월 총회에서는 김하나 목사가 2021년 1월부터 청빙을 통해 명성교회 위임목사로 시무하도록 수습안을 제시했다. 사실상 세습을 허용한 것이라며 교단이 명성교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부자 세습은 법정 갈등으로 번졌다. 추진위는 김하나 목사에 대한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과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3월 법원은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서는 명성교회 손을 들어줬다. 

추진위 측은 이날 쿠키뉴스에 “가처분 소송에서는 지기도 했고 법원이 보통 종교에 대해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는 자세를 취하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합리적인 판결이 나와 기쁘다”면서 “명성교회 이후 같은 교단 안에서도 불법 세습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은 항소할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까지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재판과는 별개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지난 2020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명성교회 세습을 허용한 예장통합총회 결의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은 “원고들이 결의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면서 각하(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본안 판단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결정) 판결을 내렸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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