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법무부는 경기 안양교도소에서 지난 13일 직원 2명이 처음 확진된 이후 4일만에 직원 12명, 수용자 116명 등 총 128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안양교도소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하면서 이번 집단감염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부구치소에서는 지난달 25일 신입수용자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 받은 뒤 누적 확진자가 전날까지 414명에 이른다. 인천구치소에서는 직원 1명과 수용자 1명이 추가로 확진되어 총 10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다. 충남 국립법무병원(공주치료감호소)에서는 환자 56명, 의사 1명, 직원 11명 등 지난 14일까지 누적 확진자가 총 68명이다.
교정시설 집단감염으로 재판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남녀를 잇따라 살해한 권재찬(53)의 첫 재판은 지난 15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미뤄졌다. 인천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조치됐기 때문이다.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7)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국민참여재판이 연기됐다.
법무부는 수용자들을 타 교정시설로 분산하는 방안에 더해 감방 대신 텐트에 수용하는 대책도 내놨다. 독거 격리 공간확보를 위해서다. 법무부는 전날 동부구치소 체육관에 1인용 텐트 50동 설치해 임시수용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풍기, 냉장고, 도서, 샤워시설, TV 등도 구비했다. 임시수용시설에는 코로나19 확진 후 일주일 지나 전염성 적은 수용자가 수용될 방침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전날 동부구치소 임시수용시설 점검을 비롯해 지난 14일 국립법무병원, 지난 10일 코로나19 비확진 수용자들이 옮겨진 대구교도소 방문 등 코로나19 관련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교정시설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가석방도 2차례에 걸쳐 실시하기로 했다. 오는 18일 오전 10시에는 수형자 1031명에 대한 1차 가석방이 실시된다. 2차 가석방은 오는 28일 이뤄진다.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가석방 대상에는 모범 수형자 중 환자, 기저질환자, 고령자 등 면역력 취약자 다수가 포함됐다. 지난해 12월31일자로 단행된 신년특사에서 475명이 가석방된 것을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규모다.
법무부 관계자는 “강력 범죄를 저질렀거나 재범위험성이 있는 수형자는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교정시설 과밀 수용 완화, 집단감염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