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의 단계적 정상가동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를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에 대해 “포항과 경주의 지진, 공극 발생, 국내자립기술 적용 등에 따라 건설이 지연됐는데, 그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강화와 선제적 투자가 충분하게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다만 적절한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원전의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이 지닌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밀집도가 세계 최고”라며 “특정 지역에 밀집돼 있어 사고가 나면 그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믹스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등을 2084년까지 장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원전에 있어 세계적인 선도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원전해체 기술, SMR(소형모듈원전) 연구, 핵융합 연구도 속도를 내는 한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침도 조기에 검토해 결론을 내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각국은 자국의 사정에 따라 에너지믹스를 선택하고 있으며, 원전이 필요한 국가들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높이 사서 우리 원전의 수입을 희망하고 있으므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회의에서 “원전 수입국이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최남우 한국수력원자력 부사장도 “원전생태계 유지에도 기여하는 만큼 원전 수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외부전문가로 참석한 이종수 서울대 교수는 “SMR, 사용후핵연료 등 원전 관련 문제는 국민적 수용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정비 기간이 늘어났다”면서도 “이로 인해 불시 사고는 줄어들고 있으며 한수원의 정비조치가 완료되는 대로 빈틈없이 속도감 있게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