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최대 산불…울진 지나 삼척으로

10년 만에 최대 산불…울진 지나 삼척으로

기사승인 2022-03-04 21:24:03
불길에 휩싸인 삼척. 연합뉴스

4일 경북 울진에서 시작한 산불이 건조한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으로 번졌다. 산림당국이 추정한 산불영향구역은 약 3300㏊(울진 3260㏊, 삼척 59㏊)로, 최근 10년 간 발생한 산불 가운데 피해규모가 가장 크다.

당국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11시17분 울진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도로변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삽시간에 인근 산 정상을 집어삼키더니, 초속 25m가 넘는 강한 바람을 타고 북쪽으로 번졌다.

불이 처음 발생한 북면 두천리를 비롯해 상·하당리, 사계리, 소곡리 등 9개 마을 2215가구 주민 3900여 명이 급히 대피했다. 오후 4시 기준 울진에서만 주택 12채, 창고 3동, 비닐하우스 1동이 불탔고, 7번국도 차량 운행도 통제됐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2시쯤 울진에 산불 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한 데 이어, 오후 7시에는 불이 번진 삼척에도 같은 조처를 취했다. 소방당국은 3차례에 걸쳐 전국 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전국 각지에서 소방차와 인력을 끌어 모았다.

울진 화재 현장

한때 한울원전 울타리 주변까지 불씨가 날리기도 했으나, 신속한 조치로 일단 고비는 넘겼다. 한수원은 한울 1~5호기 출력을 절반가량으로 낮췄고, 소방과 산림당국은 원전 주변에 방화선을 구축해 초기 진화를 마쳤다. 원전 5기는 설비 손상 없이 안전한 상태며 인명피해나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한울원자력본부는 설명했다.

다만 불이 빠르게 번지며 이번에는 삼척 호산리 LNG 기지를 위협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대원 225명과 장비 85대를 삼척 기지에 집결시키는 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진에 배치한 중앙119구조본부 대용량 방사포도 삼척 기지쪽으로 옮겼다. 삼척 기지는 전국 LNG 기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만약 액화천연가스에 불이 붙으면 폭발 위험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화마가 덮칠 시 막대한 시설 피해가 우려된다.

산림당국은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다.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남태헌 차장은 “산림당국은 야간산불 대응 체계로 전환하고 진화자원을 총동원하여 인명과 주요시설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산불 지역주민들은 산림당국과 지자체에서 발표하는 재난방송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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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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