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도시 마리우폴의 소아·산부인과 병원이 공습을 받아 부상자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을 향해 “극악무도”하다고 비판했고,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병원에 전투기지를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유엔(UN)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의료기관을 공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BBC·CNN·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병원, 의료종사자, 구급차 등에 대한 공격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이들 중 어느 것도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최근 러시아가 마리우폴 소아·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했다는 보고와 관련해 “긴급히 추적하고 있다”며 최소 17명의 부상자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이후 지금까지 최소 18건의 의료시설 공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했으며 16명이 부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측은 마리우폴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소아·산부인과 병원이 폭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극악무도한 행위”라며 “(병원 건물) 잔해 밑에 사람들과 아이들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공습으로 황폐해진 소아·산부인과의 영상을 게시하고 러시아군이 공중에서 여러 개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비난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한 특수 군사 작전의 결과”라며 “어린이를 공격하는 것은 생명과 문명 그 자체를 공격하는 것. 푸틴은 전쟁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제 사회의 비판도 나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취약하고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만큼 더 타락한 것은 없다”며 “그의 끔찍한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산부인과 병원 공습과 관련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병원에 전투기지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짜 주장에 반박하는 수많은 영상이 있다. 키이우의 범죄행위가 공공영역에서 넘쳐나고 있다”고 했다.
소아·산부인과 병원 공습은 러시아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마리우폴 등 6개 도시에 민간인 대피를 위해 12시간 휴전하고 인도주의 통로를 열기로 합의했음에도 발생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