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오는 17일까지 2주간 사적모임은 최대 10명, 영업시간은 자정까지로 확대되는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이 시행됐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 콜라텍·무도장,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 실내체육시설, PC방 등의 영업시간이 자정까지로 연장됐다.
이날 오후 9시30분 서울 상암동 식당·술집은 불야성을 이뤘다. 삼삼오오 모인 손님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담소를 나눴다. 고깃집 외부, 숯불을 지피기 위한 화구에는 빨갛게 불이 붙어 꺼지지 않았다. 종업원들은 쉴새없는 주문으로 분주했다. 양손 가득 고기를 나르거나 3000㏄ 생맥주를 따랐다. 10명이 모인 테이블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길거리에서는 “1차를 마셨으니 2차는 가볍게 먹자”며 새로운 술자리로 향하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상인들은 거리두기 완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일부 상인은 오후 10시30분이 지나자 식당 밖에서 오가는 손님을 기다리며 서성였다.
상암동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이재원(29)씨는 “손님들이 크게 늘어난 것 같지 않다”며 “기존 거리두기로 인해 오후 11시에 귀가하려는 ‘습관’이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은 회사 상권이다. 매출은 단체 손님에서 나온다”며 “회사에서 회식을 자제시키면 매출에도 타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식당을 차린지 2년차 됐다는 한 상인도 “거리두기 완화로 바뀐 것이 없다. 오후 11시나 자정이나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8년간 술집을 운영해온 상인은 “회사에서 회식을 자제시키고 재택근무를 장려하기에 오피스 상권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월말에는 임대료나 식재료 미수금 때문에 전화 벨소리가 너무 무섭다”고 했다.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찬반 의견은 나뉘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직장을 다니는 박모(32)씨는 “오미크론 이후 거리두기 효과는 미미했다. 경제적 타격 등을 고려할 때 지속적인 완화가 필요했다”면서 “그동안은 모이지 못해 남은 회식비로 선물을 주는 등 새로운 복지를 누렸는데, 회식이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모(29·여)씨는 “사내 회식은 금지였지만 거래처와의 회식은 허용됐다”면서 “거리두기 완화로 재택만 ‘자율’로 완화돼 불편함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서울 동대문구 주민 김모(30·여)씨는 “확진자가 늘어나는 시기에 거리두기 제한이 완화가 돼 걱정되고 부담스럽다”며 “억눌려있던 회식이나 모임 욕구가 거리두기 제한 완화와 함께 폭발할 것 같다. 보상심리로 상사들이 회식이나 모임을 강요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3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만7190명이다. 일주일 전인 18만7213명에 비해 6만여명 가까이 감소했다.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28만5553명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