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기간에 노숙인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일자리 구하기로 나타났다. 거리 노숙인 10명 중 4명은 아파도 병원을 가지 않고 참는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7일 노숙인 등의 규모, 건강 상태 및 의료이용, 노숙의 원인 및 경제활동을 조사한 ‘2021년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거리·노숙인 이용시설(종합지원센터·일시보호시설)의 거리 노숙인, 노숙인 생활시설(자활·재활·요양시설)의 입소 노숙인 및 쪽방주민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이번 조사 기간은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다.
전체 노숙인 중 남성은 71.9%(6439명), 여성은 27.8%(2493명)였다. 여성 거리 노숙인의 수는 2016년 대비 18명 증가한 146명으로 거리 노숙인 중 여성 비율은 2.8%p 증가했다.
거리 노숙인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여전했다. 전체 노숙인의 48.4%(4331명)가 수도권에서 생활 중이며, 특히 거리 노숙인의 경우 74.6%(1189명)가 수도권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숙의 주된 원인은 실직이었다.
거리 노숙인의 경우 실직(42.4%), 사업실패(17.5%), 이혼 및 가족해체(8.9%) 순이었다. 노숙인 등의 노숙 사유 역시 실직이 43.3%로 절반에 가까웠다. 사업 실패(12.4%), 이혼 및 가족해체(11.2%)였다.
노숙인 등의 지난 1년간 월평균 소득은 53만6000원이었다. 주된 수입원은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등 공공부조나 기초연금’이라고 답한 비율이 61.5%였고, ‘공공근로 활동에 의한 소득’은 27.7%였다.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 노숙인의 비율은 증가했다. 지난 2016년 ‘병원에 가지 않고 참는다’고 답한 거리 노숙인은 31%였으나 지난해는 6.5%p 증가한 37.5%로 나타났다. 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자의 경우 아플 시 대처방법에 ’시설이나 복지기관의 도움 요청‘을 선택한 비율이 45.9%로 가장 컸으며,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3.1%였다.
노숙인 등에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 정도를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일을 하거나 일자리 구하기’가 2.0점으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의료서비스 이용하기’와 ‘사회복지시설 이용하기’는 각각 1.6점과 1.3점이었다.
복지부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이 노숙인 일상 생활에 미친 영향이 크다”면서 “노숙인의 특성에 맞는 복지정책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