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하면 위인” 尹정부 장관 후보자들 논란

“다산하면 위인” 尹정부 장관 후보자들 논란

이창양·정호영 장관 후보자 과거 칼럼 논란
논란 일자 “저출산에 대한 의견 중 하나” 해명
정의당 “반인권적 정부”

기사승인 2022-04-11 19:12:10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후보자가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구시대적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에 이어 이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정 후보자가 과거 언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암 치료 특효약은 결혼”, “출산 하면 애국”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10월29일 대구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에 ‘애국의 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정 후보자는 이 글에서 “요즘 와서 보면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소위 ‘때’를 만난 것인데 바로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다.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 만일 셋 이상 다산까지 한다면 ‘위인’으로 대접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또 배우자가 있는 폐암 환자가 독신 환자보다 오래 산다거나 독신 남성이 기혼 남성에 비해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다는 해외 연구 조사 결과들을 인용하면서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는 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심리학적으로 ‘해 본 것에 대한 후회’가 ‘못해 본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훨씬 낫다고 하지 않은가?”라며 “이제 온 국민이 중매쟁이로 나서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애국”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 5차 전체회의 참석한 이창양 산자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 후보자 역시 출산을 기피하는 이들에게 부담금을 올리자는 글을 써 한차례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10년 12월16일 조선일보에 ‘출산 기피 부담금’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후보자는 해당 칼럼을 통해  “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면 경제력이 있으면서도 출산을 기피하는 데 부담금을 도입하는 것이 의미 있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라며 “건강이나 경제 사정 등 불가피한 경우 이외에 출산을 기피하는 세대에게 일종의 부담금을 물리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개인의 출산 기피 행위는 사회적으로 해로운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ity)를 갖는다”면서 “쉽게 말해 자신은 출산을 기피하여 출산에 따른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출산 가정 자녀들에게 노후 복지 등을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 논란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내 “해당 칼럼은 10여년 전 저출산 현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개진한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과 검토를 통해 인구정책을 준비해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저출산에 대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를 소개하는 정도로 그 칼럼을 썼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리고 본인이 운영하던 블로그 게시글을 모두 삭제했다.

정의당은 “윤석열 정부가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반인권적 정부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일갈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여성가족부를 폐지한 후 설치하려는 가칭 ‘인구가족부’ 명칭에서도 여성의 재생산권을 저출생을 포함한 인구정책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천박함이 베여있다”면서 “윤 당선인은 여성의 결혼과 출산 등 여성 인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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