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4차 접종 대상을 확대한다. 대상은 3차 접종 완료 후 4개월(120일)이 넘은 60세 이상 연령층이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과 3차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중증·사망 예방효과 감소로부터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백신은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이 기본이지만 노바백스 백신을 희망하면 변경 가능하다. 방역당국은 특히 “80세 이상 사망 예방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면서 4차 접종을 적극 권고했다. 60대 미만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3일 오후 2시30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3차 접종 후 4개월 이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신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60세 이상 연령층 중증·사망 예방과 오미크론 유행 지속, 신규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4차 접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일 전국 확진자 수는 줄고 있지만 고연령층의 경우 코로나에 취약한 상황이다. 신규 발생 중 60세 이상 비중은 (3월3주) 17.8% → (3월5주) 19.2% → (4월1주) 20.1%로 점차 늘고 있다. 특히 4월1주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856명 중 60세 이상이 85.7%를, 사망자 2163명 중 60세 이상은 94.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80세 이상의 치명률은 60대의 17배에 달한다. 누적 사망률로 봤을 때 80세 이상이 529.0명(치명률 2.65%)으로, 70대 120.6명(치명률 0.65%)였다. 60대 31.7명(치명률 0.15%)보다 각각 4배, 17배 높았다.
방역당국은 국내외 연구 결과를 근거로 4차 접종 효과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 2개 요양병원 입원자(58세~94세, 74명)를 대상으로 4차 접종 효과를 연구한 결과, 3차 접종 완료한 경우에 비해 4차 접종 후 항체가 크게 증가하였다. 이스라엘에서는 3차 접종 대비 4차 접종 4주 후 감염은 2.0배, 중증은 3.5배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접종 대상은 출생연도 기준, 1962년 이전 출생자까지다. 3차 접종 후 최소 4개월 경과 시점부터 접종할 수 있다. 이미 4차 접종을 실시 중인 요양병원·시설(정신건강증진시설 포함) 대상자와 면역저하자는 집단 감염 우려 및 개인 사유 등에 따라 3개월(90일) 이후부터 접종 가능하다.
접종은 위탁의료기관에서 이뤄진다. 지자체 여건에 따라 보건소 접종도 가능하다. 당일 접종은 오는 14일부터 카카오톡 네이버를 통한 잔여백신 예약, 의료기관 유선 연락을 통해 가능하다. 사전 예약은 오는 18일부터 시작되고 예약접종은 25일부터 시행될 방침이다.
사전예약 누리집을 통해 예약하거나 당일접종으로 접종 가능하다. 스스로 예약이 어려운 고령층은 누리집을 통한 대리예약이나 전화예약(1339, 지자체콜센터) 등도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을 허용하는 추세다. 지난 6일 유럽의약품청(EMA) 및 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80세 이상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4차 접종을 권고했다.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 및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의학적 합병증, 인플루엔자 고위험군 등을 고려하여 5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 4차 접종을 허용했다.
고령층 외의 연령층으로 4차 접종을 확대할 계획에 대한 질문에 정 청장은 “4차 접종 확대에 대해서는 백신이 위중증·사망 예방 효과가 있는지, 유행 양상 등을 보고 필요성을 계속 검토하겠다”면서 “아직까지는 확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수단”이라며 “특히 고령층의 중증·사망 예방을 위해서는 4차접종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