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북도당, 지방선거 공천심사 기준 ‘있으나 마나’

민주당 전북도당, 지방선거 공천심사 기준 ‘있으나 마나’

성희롱 발언, 음주운전자도 예비후보 적격 판정
동일한 상황에 누구는 적격, 누구는 부적격 ‘고무줄 잣대’

기사승인 2022-04-14 15:21:22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여야 정당의 공천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자격심사 과정에서 형평성을 잃은 심사기준 적용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북은 지방정치를 독식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지방선거 입후보자 자격심사는 들쭉날쭉한 심사로 재심사 요청과 가처분 신청, 반박 회견, 법정 공방까지 이어지면서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민주당 당세가 절대적인 전북의 경우 ‘공천이 곧 당선’으로 직결되는 현실에서 유권자들이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비판까지 이어진다.

당초 민주당 전북도당은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의결한 강력범죄, 음주운전, 뺑소니운전, 성폭력·성매매, 가정폭력, 아동학대, 투기성 다주택자 등 7대 범죄자에 대한 예외 없는 후보 배제 원칙을 세웠다. 도덕성 잣대를 날카롭게 세워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공천을 통해 대선 패배의 아픔을 씻겠다는 각오였다.

엄격한 공천 기준을 세운 전북도당의 공언과는 달리 실제 자격심사 과정에서 전북도당은 성희롱 발언으로 법정에 서거나 운전자 바꿔치기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입지자에게도 예비후보 자격을 부여했다.

또한 지방의회 의원 가족이 소유한 회사가 규정을 어기고 지자체와 수의계약을 한 동일한 상황에서 한명에겐 적격을, 다른 한명에겐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 개혁공천을 위해 내놓았던 기준들이 헛구호였던 셈이다.

성희롱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군산지역 A 전 의원의 경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법원으로부터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고, 의회 윤리위에 회부돼 출석정지 20일의 자체 징계를 받았다. 또한 동료의원과 주먹다짐까지 벌여 시민사회단체의 사퇴요구를 받기도 했다.

순창지역 B 전 의원의 경우 음주운전에 걸리자 부인이 운전한 것처럼 사건을 꾸민 혐의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던 인물이다. 이로 인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발표한 민선 7기 ‘불량정치인’ 29명에도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전북도당은 이를 무시하고 예비후보 적격 판정을 내렸다.

부동산 투기 관련 평가도 동일한 상황에서 C와 D를 각기 다르게 판단, 제멋대로 기준 적용으로 개혁공천 주장은 이미 물 건너 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북정치권 관계자는 “정당이 심사를 통해 불량 후보를 걸러내지 못하면 개혁공천은 헛구호가 될 뿐”이라며 “민주당이 책임 있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지역에서 더 이상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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