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제네시스하우스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새 정부와 관련해 "얼마 전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오셨다. 규제를 완화하고 없애고 하는 등의 새 정부의 의지를 말씀해주셨다"며 "(자율주행 등)디테일한 내용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고 관련된 말씀을 나눴다. 우리 직원들 역시 고무되는 계기가 됐다"고 기대했다.
이어 "언제나 저희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정부에 맞춘다는 생각이 아닌, 우리 스스로가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안 풀리는 부분이 있으면 안타깝지만 차선책을 찾는 식의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기차 사업 목표에 대해서는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45년에 맞춰 전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고객이 편한 쪽으로 가는 것인 만큼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계속 푸시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도 더 많이 속도 있게 깔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과 관련해서는 "2026년까지는 레벨3는 완벽하게 하고 레벨4도 사내 연구소 안에서는 테스트하고 있지만 레벨4를 시작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완성도가 있는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미국에서 기준을 뒀을 때 레벨4는 2026년까지는 일단 차를 만들어 생산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길에는 법규나 규제, 그리고 워낙 변수가 많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나오게 되면 하늘에 있는 길은 돌발 변수가 적기 때문에 차보다 더 안정적이고 빨리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율주행은 인도에서도 돼야 하기 때문에 저희 기술로 봤을 때는 2026년이 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로봇산업과 관련해서는 "개인용 로봇은 앞으로 차에 로봇이 부착(attach)되거나 타고 다니는 비서처럼 어디 가면 따라다니고 잠자리에 들 때 충전하고 있고 그런 모든 곳에 대한 비서 역할을 하는 로봇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사실 갈 길이 너무 멀다"고 내다봤다.
수소전기차에 대해서는 다소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계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 회장은 "시행착오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조금 딜레이(지연)될 수 있겠지만 최대한 당겨서 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수소전기차를 안 하지는 않을 것이고 조금 에러가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수정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제시했다.
배터리분야 협업 계획에 대해서는 "국가별, 지역별로 다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군데 배터리 회사와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협업)하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어디가 가장 기술적으로 결합됐을 때 시너지가 높은 지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최근 불안한 국제정세에 대해 “예측하긴 어렵지만 항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신규 지역과 같은 기회 요인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회사 내에서도 예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