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무역수지가 2년 연속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진단검사 관련 품목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2020년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한 의료기기 무역수지가 2021년에도 전년도 대비 약 44% 상승한 3조74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의료기기 무역수지는 △2017년 -3747억원 △2018년 -3067억원 △2019년 -5245억원 △2020년 2조6041억원 △2021년 3조748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의료기기 생산 실적은 12조8831억원으로 2020년 대비 27.1% 증가했고, 수출 실적은 9조8746억원(86.3억 달러), 수입 실적은 6조1257억원으로 각각 2020년 대비 30%, 20.8%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9조1341억원으로 2020년 대비 21.3% 증가했으며, 지난 5년 동안 시장규모는 연평균 10.2%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체 종사자 수는 총 13만6074명으로 2020년 대비 8049명(6.3%) 증가했으며,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11.4%로 국내 고용시장에서 역할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0억원(생산 금액 기준) 이상 제조업체 172개소의 인력이 5582명 늘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의료기기 생산·수입·수출 실적의 주요 특징은 △체외진단의료기기 생산·수출 지속 성장 △코로나19 사전검사 자가진단분야의 급성장 △개인 건강과 관련된 제품 성장세 등이다.
전체 의료기기 생산 실적 중 지난해 체외진단의료기기 생산 실적이 33.8%를 차지하며 의료기기 무역수지 성장을 견인했으며, 2020년 대비 29.7% 증가한 4조3501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실적도 2020년 대비 26.4% 증가한 5조3209억원으로 전체 의료기기 수출 실적 중 53.9%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사용되는 품목인 ‘고위험성감염체면역검사시약’ 수출액은 3조338억원(26.5억달러)으로 전체 의료기기 중 1위였으며, 뒤이어 ‘고위험성감염체유전자검사시약’이 1조478억원(9.2억달러)으로 2위를 차지했다.
체외진단의료기기 주요 수출국은 독일(1조4715억원), 베트남(4197억원), 싱가포르(3436억원), 이탈리아(2800억원), 네덜란드(2662억원) 순이었고, 독일은 2020년에 이어 수출 1위 국가를 차지했으며 수출액은 2020년(7102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지난해 국내 첫 허가된 이후 2021년 전체 의료기기 생산순위 7위(2744억원), 수출순위 4위(4824억원, 4.2억달러)를 차지하며 진단 시약 분야 성장을 견인했. 현재까지 허가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총 9개사 10개 제품이다.
감염병 검사 시 구강·비강 등에서 체액·분비물 등 검체를 채취에 사용하는 도구의 수요도 크게 늘어 수입액이 전년 대비 176% 증가해, 전체 의료기기 수입액의 7.6%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개인용 온열기의 지난해 생산 실적이 2020년 대비 96.4% 증가해 931.6억원에서 1829억원으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개인 시간이 늘고 건강관리에 관심이 증대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용 온열기는 인체에 일정한 열을 가하여 근육통 완화 등에 사용하는 의료기기다.
치과용 임플란트 역시 생산 실적이 늘었다. 2020년 대비 45.7% 증가해 1조3702억원에서 1조9966억원으로 증가했다. 꾸준하게 생산 실적 상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3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21.1%로 파악됐다. 임플란트 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로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수입 실적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수입 실적은 11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백내장 수술환자 수와 요양급여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수정체를 대체하기 위한 근시・원시 회복 시력 교정용 임플란트로 미국, 독일, 벨기에 등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의료기기 산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협력해 의료기기법과 체외진단의료기기법 등 관련 법령과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보완하겠다”며 “규제과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기술·신개념 혁신의료기기 등의 개발부터 허가까지 전 단계에 걸쳐 전략적으로 제품화를 지원하는 등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