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해소 못한 정호영, 거취는

의혹 해소 못한 정호영, 거취는

“국민 수용성 중요” 당에서도 우려
청문회서 추가 의혹 나와…답변 태도 지적도

기사승인 2022-05-06 16:30:57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아들 병역비리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났지만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결정만 남았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정 후보자를 비롯해 한동훈, 원희룡, 박보균, 이상민 장관 후보자 5명에 대해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인사청문회 중간보고’ 회의에서 “국민 눈높이에 현저히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은 상태다.


이날 오전 윤 당선인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정 후보자 임명 강행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후보자 인준을 조건으로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연계하려는 민주당 움직임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민주당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당선인께서 고심을 하셔야 될 점이 있다, 이렇게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명 철회 요청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한) 당의 의견을 비공개로 대통령 당선인 측, 비서실에 전달했다”면서 “정 후보자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특별히 불법을 저질렀거나 부당하게 어떤 사안을 처리했다는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중요한 건 국민 수용성”이라고 강조했다. 자녀 의대 편입과 병역 특혜 등 정 후보자가 받는 의혹을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어도 이해충돌 논란을 비롯해 부정적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권 원내대표는 “과연 본인이 재직하는 학교에 아들과 딸이 정상적으로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신뢰하느냐 신뢰하지 않느냐는 국민 수용성이 중요하다”며 “민주당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도를 넘는 갑질행위, 총리후보자와 여타 장관후보자를 연계하겠다는 정략 등 정치상황을 고려해 당선인이 적절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3일 열린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민주당의 집단 퇴장으로 파행을 맞았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답변 태도와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문제 삼았다.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2017년과 2018년 오탈자조차 똑같은 자기기술서를 내고도 40점이나 점수 차이가 났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7년에는 불합격했지만 이듬해에는 합격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2017년과 2018년 자기기술서가 오탈자까지도 똑같다”면서 “동일한 서류로 40점 이상 높은 점수가 있는 것은 주관적 개입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거짓 해명도 드러났다. 정 후보자는 논문 공저자가 딸의 경북대 의대 편입시험 구술평가때 심사를 맡아 만점을 줬고, 합격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당 평가위원이 다른 응시자에게도 만점을 줬다며 특혜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그러나 다른 만점자들을 평가한 심사위원은 정 부호자 딸을 평가한 위원과 동일인이 아니었다. 결국 정 후보자는 “사과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여성 초선 의원에 답하는 태도는 반감을 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정 후보자에 대해 “남성 의원이 질의하면 고분고분하고 여성 의원이 물으면 태도가 바뀐다”면서 “후보자가 오래 전 칼럼에 쓴 여성관이 청문회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고 목소리 높였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지난 4일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후보자를 둘러싸고 불거진 부족한 정책 전문성과 자녀 입시, 병역 비리 문제에 대한 철저한 해명과 검증이 요구되는 자리였다”면서 “그러나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의혹에 대해 소상히 해명하지 못했다. 성실한 해명 역시 공직자로서의 의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 후보자의 자격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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