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강남구 대치동의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와 이른바 우선미(개포 우성·선경·미도) 아파트의 재건축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선경 1·2차 아파트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한 관계자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면서 이곳(대치동)을 메인으로 두고 서울 외곽지역이나 경기권 주택을 파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매수 문의는 많지만 물량은 없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공언한 만큼 이에 대한 기대감이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단지가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만큼 일단 팔지 말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전진단 및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 다만 관련 내용은 3일 발표된 국정과제에서 빠졌다.
규제완화 기대감은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 은마상가 내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4월 한달만에 호가가 2억원 정도 올랐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의 5월 첫째주 서울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에 따르면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은 0.03%로 대치·청담동 중대형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곳곳에서 재건축 기대감이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위한 첫발을 뗐다. 은마아파트는 지난 1979년 준공돼 2003년 12월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됐지만 20년 가까이 정비계획 수립단계에 머물러있다. 집값 상승을 우려한 서울시가 내용 보완 등을 요구하며 정비계획안 상정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새 추진위원장을 선출한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4년만에 강남구청에 ‘정비구역 지정조치 계획’을 제출하고 정비계획안 심의에 재도전했다. “재건축이 1000개의 계단을 오르는 것이라면 이제 은마아파트는 첫 번째 계단에 올라선 것”이라는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대치동 간판 재건축인 우선미 중 대치 미도 1·2차 아파트는 오세훈 서울시장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에 참여하면서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참여해 각종 심의절차를 간소화해 빠른 정비 사업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이르면 상반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정비사업구역 지정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개포 우성아파트와 선경아파트는 은마·미도아파트에 비해 더딘 재건축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선경상가 내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움직임이) 전혀 없는 분위기”라며 “주변에 더 시급한 곳이 있기 때문에 5년 정도는 더 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