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의 전쟁 의지를 꺾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고,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거나 금지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AP·NBC·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G7 정상들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거나 금지하는 것을 포함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철폐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간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한 바 있지만,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 상당수는 전면 금지와 같은 조치는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 4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6개월 내에 러시아 원유 공급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러시아 정유 제품 공급은 올해 말까지 점차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U집행위는 추가 제재 방안을 두고 27개 회원국과 논의 중이다.
이날 미국은 추가 대러 제재안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러시아에서 직·간접적으로 국가의 통제를 받는 방송사 3곳(채널1, 로시야-1(러시아-1), NTV)을 제재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 은행 자산의 3분의 1일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 스베르방크의 경영진 8명과 러시아 산업은행 및 자회사 10곳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아울러 미국인들이 러시아인들에게 회계 및 신탁, 기업 설립, 경영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및 벨라루스 관리 2600여 명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취한데 이어 인권침해, 국제인도주의법 위반, 부패 등에 연루된 러시아군 관계자 등에 대해 추가로 비자 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산업용 엔진, 보일러, 불도저, 목재 제품, 모터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제품들에 대한 새로운 수출통제 조치도 포함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소식이 전해져 이목을 끌었다.
바이든 여사는 미국 어머니의 날이기도 한 이날 예고없이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 마을 우즈호로드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다. 바이든 여사의 이날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역할을 대신한 성격이 짙다.
바이든 여사과 젤렌스키 여사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의 임시 거주 시설로 활용된 한 학교에서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여사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이 전쟁이 멈춰야 한다, 미국 국민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여사는 “매일 군사행동이 일어나고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전쟁터에 미국 영부인이 오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 무엇인지 이해한다”며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