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으로 한국 저항시를 대표하던 김지하 시인이 영면에 들었다.
11일 오전 9시 강원 원주시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서 김지하 시인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발인식에는 김원보 작가,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등 고인의 두 아들과 고인의 지인들이 참석해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장지는 부인 김영주 씨가 잠든 원주 흥업면 매지리 선영이다. 김 시인은 토지 작가 고 박경리의 외동딸인 김 씨와 1973년 결혼했으며, 2019년 11월 작고했다.
고인은 지병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가다 지난 8일 오후 4시 강원 원주시 판부면 자택에서 81세 일기로 타계했다. 분향소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박노해 시인 등 여러 인사들의 조화가 자리했다.
고인은 194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1966년 서울대 미학과를 거쳐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비’ 등 시 다섯 편을 발표하며 정식으로 등단했다. 1970년 국가 권력을 풍자한 시 ‘오적’으로 구속됐던 고인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1980년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는 등 독재 정권에 저항하는 민주화의 상징으로 통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추천되기도 했다. 다만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진보 문학평론가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판하는 등 과거와 엇갈린 행적을 남겼다.
저서로는 ‘황토’, ‘남’,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애린’ 등 시집과 산문집 ‘율려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2018년에 발간한 시집 ‘흰 그늘’과 산문집 ‘우주생명학’을 끝으로 절필하고 투병 생활에 집중해왔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