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흑석2구역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재공고를 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만큼 2차 입찰에서 경쟁입찰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인다.
흑석2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은 1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재공고를 냈다. 2차 입찰 마감 시점은 오는 9월 5일로 일반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장 설명회는 다음달 5일이다.
흑석2구역은 동작구 흑석동 99-2 일대 4만5229㎥에 지하 7층~지상 49층 아파트 총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준강남‘ 입지에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는 사업성 높은 구역으로 많은 건설사의 관심을 받았다. 1호 공공재개발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그러나 지난달 1차 입찰이 삼성물산 단독참여로 유찰됐다. 대우건설의 참여가 유력했으나 막판에 불참을 선언했다. 이유는 ‘불공정 경쟁’이다. 경고조치 시스템과 홍보관 운영시점 등으로 조합이 특정 시공사를 편애했다는 주장이다.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건설사간 불법홍보가 이어졌고 대우건설은 2회, 삼성물산·GS건설·롯데건설 등은 각각 1회의 경고를 받았다. 대우건설은 추가로 두 번의 불법 홍보사실을 통보받았다. 정식 경고조치는 아니지만 향후 주민대표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면 대우건설은 입찰 자격이 박탈된다.
대우건설은 1차 입찰 마감 직후 조합원들에 문자를 보내 “특정 시공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집행부의 편중된 방향에 입찰 후의 리스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정 시공사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종 후보자로 단독 입찰한 삼성물상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추가 입찰 가능성에 대해선 “특정 시공사와 집행부만의 이익이 아닌 소유주님들의 이익을 위해 주민대표회의가 공정하게 운영된다면 준비한 제안서가 빛을 볼 수 있도록 다시 뛸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에 일부 조합원 사이에선 처음부터 입찰을 다시 진행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규입찰로 진행될 경우 대우건설이 받은 경고는 사라지고 원점에서 경쟁이 진행된다. 다만 조합과 서울도시주택공사(SH)는 신규입찰이 오히려 공정성을 헤칠 우려가 있다며 예정대로 2차 입찰을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입찰에서도 삼성물산이 단독 참여한다면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되고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된다. 이 경우 삼성물산이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우건설은 아직 입찰 여부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답했다. SH측이 대우건설을 놓고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건설사와 같이 일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한데 대해선 “불법행위를 했다는 것 자체에 소명을 했는데 해당 내용을 받아주지 않았다”며 “공식적으로 그런 얘기를 했다면 할 말이 없다. 공공재개발을 공정하게 운영하길 바란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