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상 원했는데 엉뚱한 상을” 웃음 자아낸 박찬욱 입국 소감

“연기상 원했는데 엉뚱한 상을” 웃음 자아낸 박찬욱 입국 소감

기사승인 2022-05-30 19:29:56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한 박찬욱 감독이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이 귀국 소감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에 출연한 배우 박해일과 함께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했다.

공항에 대기하던 취재진 앞에 선 박찬욱 감독은 “사실 제가 원했던 상은 남녀연기상이었는데 엉뚱한 상을 받게 됐다”라며 “배우들이 상을 받으면 ‘저 감독과 일하면 좋은 상을 받게 해준다는 인식이 생겨서 다음 작품 캐스팅할 때 도움이 된다. 그래서 연기상을 바랐는데 좀 아쉽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번 감독상은 박찬욱 감독이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세 번째 트로피다. 2004년 처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영화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안았다. 2016년 경쟁부문에 오른 ‘아가씨’는 벌칸상을 수상해 류성희 미술감독이 트로피를 가져갔다.

칸영화제 세 번째 수상에 대해 박 감독은 “특별한 감흥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예술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국한될까봐 좀 걱정이 된다. 제가 만든 영화는 언제나 대중을 위한 상업영화다. 영화가 재밌어서 칸영화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예술영화라는 선입견은 버려주시면 고맙겠다”라고 설명했다.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한 박찬욱 감독과 배우 박해일.   사진=임형택 기자

이번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감독보다 4시간 먼저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팀과 입국한 송강호는 “박찬욱 감독과 평소에도 만나서 작품 얘기를 많이 한다”라며 “언젠가 같이 작업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박쥐’를 함께 찍은 인연이 있다.

송강호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박찬욱 감독은 “송강호는 이미 외국인 감독님과 작업했고, 큰 상까지 받아 국제 스타가 됐다”며 “저한테까지 차례가 돌아올지 모르겠다. 당연히 언제나 함께 일하고 싶은 첫 번째 배우”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은 현재 작업 중인 미국 드라마가 될 예정이다. 박 감독은 “현재 HBO 시리즈를 전체 쇼러너(각본 및 총괄 제작)를 하면서 1부 에피소드를 연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각본을 쓰고 있다”고 앞으로 계획을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발표하는 새 영화다. 다음달 29일 국내 개봉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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