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10일 진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 회의에서 새로운 인사를 발표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외무상에 임명했다. 대남문제를 총괄하는 당 통일선전부장 자리에는 ‘대남통’ 리선권이 호명됐다.
최선희는 북한의 첫 여성 외무상이다. 북한 대미 협상에서 줄곧 모습을 드러냈다.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에 북측 대표로 참여했다. 지난 2019년 남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중심 역할을 해왔다. 미국과의 소통을 주로 담당해왔기에 북한이 추후 미국과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미대화는 2019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최선희는 대미 협상에서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2018년에는 마이크 펜스 당시 미국 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최선희는 펜스 당시 부통령을 향해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 없다느니,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는 담화문을 내놨다. 이어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며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 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선권도 대남 강경 인물로 꼽힌다. 남북고위급 회담 등에서 돌발적이고 거친 언행으로 논란을 빚었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쪽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통일선전부장을 김영철에서 리선권으로 교체한 것은 세대교체와 한국에서의 보수정권으로의 정부 교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 76세의 김영철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리선권으로 교체됨에 따라 북한의 대남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야기했다.
정 센터장은 “풍부한 대미 협상 경험을 가진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임명했기에 북한의 외교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중국과 전략경쟁에 매달리고 미·러 대립이 지속되는 한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와 반미 공조를 강화하면서 미국과의 대화에는 소극적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