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 빠진 러시아판 맥도날드…“품질·분위기 차이 없을 것”

‘빅맥’ 빠진 러시아판 맥도날드…“품질·분위기 차이 없을 것”

맥도날드 폐쇄 3개월 만에 다시 문 연 브쿠스노 이 토치카
코카콜라도 새로운 제품으로 변경 예정

기사승인 2022-06-13 08:22:43
브쿠스노 이 토치카. 사진=리아노보스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를 떠난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를 사들인 러시아 패스트푸드 업체가 재개장했다. 맥도날드가 나간 현지 매장에 새로 걸린 브랜드명은 ‘브쿠스노 이 토치카’(Вкусно и точка)로 긴 말 할 것 없이 맛있다는 의미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AP·CNN·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브쿠스노 이 토치카는 이날 모스크바 및 인근 지역 15개 곳에 매장 문을 열었다. 이달 말까지 러시아 전역에서 200여개 매장을 열고 가을까지는 기존 850개 매장 전체를 열 계획이다. 

맥도날드가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내 영업점을 일시 폐쇄한 지 3개월만이다. 옛 소련 해제 직전인 1990년 모스크에 문을 연 맥도날드는 냉전 종식과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았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적 비난과 제재를 촉발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5월 중순에 러시아 시장 철수와 러시아 내 자산 매각을 결정했으며 시베리아 지역에서 라이선스 계약으로 맥도날드 매장 25곳을 운영해 오던 현지 사업가 알렉산드르 고보르가 모든 사업체를 인수했다. 

모스크바 시내 푸쉬킨 광장에 있던 맥도날드 1호점 브쿠스노 이 토치카란 새 이름으로 문을 열자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AP통신은 “푸쉬킨 광장 매장의 인파가 몰리고 활기가 넘쳤지만 1990년 맥도날드 개장 당시 사람들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 기다렸던 상황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식당 내부와 직원 분위기, 메뉴는 맥도날드와 유사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매장 새 슬로건에는 “이름은 바뀌어도 사랑은 남는다”가 적혔고 직원 유니폼에는 “같은 미소”라는 글귀가 적혔다. 

새 패스트푸드 체인점 대표 올렉 파로예프는 “고객이 (맥도날드와) 다른 점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대부분 제품이 수년간 러시아에서 현지 조달됐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 역시 이전의 맥도날드 맛을 유지할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빅맥’과 ‘맥플러리’ 등 미국 맥도날드 브랜드와 연관성이 있는 메뉴는 빠졌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도 러시아 내 판매가 중단해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파로예프는 “우리는 코카콜라 재고를 가지고 있지만 조만간 소진될 것. 새로운 코카콜라는 러시아에서 생산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코카콜라의) 경쟁자들이 훌륭한 맛을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지 제조업체의 입찰을 받고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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