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평화 노래하는 아이돌, 탄 [쿠키인터뷰]

환경·평화 노래하는 아이돌, 탄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06-27 15:30:17
신곡 ‘라우더’(Louder)로 컴백한 그룹 탄. 생각엔터테인먼트

“한 사람이 1년 동안 사용하는 플라스틱 양이 98.2㎏(통계청·2016년 기준)이래요.” “그래서 저희도 오늘 일회용 컵이 아닌 텀블러를 가져왔습니다.” “(캔커피를 마시다가) 나는 이따가 여기에 물 받아 마셔야지.(웃음)”

기후 위기 얘기가 나오자 책상 앞에 마주 앉은 일곱 소년이 수다스러워졌다. 환경운동 단체와의 만남이 아니다. 한국인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줄 외운  주인공은 보이그룹 탄(TAN). 새 싱글 발매를 앞두고 최근 서울 청담동 생각엔터테인먼트 회의실에서 만난 탄은 “환경 보호에 솔선수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데뷔 3개월 차 아이돌 그룹이 돌연 ‘녹색 소년’이 된 이유는 지난 21일 발매한 신곡 ‘라우더’(Louder) 때문이다. 멤버들은 이 곡에 환경을 보호하고 평화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스웨덴 작곡가 올리팝, 그레고리 지 커티스 2세 등 외국인 창작진이 만든 강렬한 사운드에 멤버 주안·재준·현엽·지성이 직접 쓴 가사를 얹었다. 이들은 소속사 대표에게 작사를 제안 받고 환경 문제를 공부해 가사를 썼다고 한다.

일곱 멤버 중 여섯 명이 이미 다른 그룹으로 데뷔했던 경력직 아이돌에게도 사회적인 문제를 건드리기는 쉽지 않았다. 멤버들은 “이런 주제로 가사를 써보기는 처음이라 어려웠다”면서 “한 가지로만 해석되기보다는 폭 넓게, 다양한 방식으로 읽힐 수 있도록 해석의 여지를 열어놨다”고 설명했다. 노래는 이야기보다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한다. 쓰레기 더미가 된 녹색별과 그 안에서 춤추는 지구인들의 기괴한 모습은 현재 진행형인 기후 위기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탄 신곡 ‘라우더’ 뮤직비디오. 지구를 살리자는 문구와 전쟁에 반대한다는 문구가 영어로 적혔다. 유튜브 캡처

‘라우더’의 가사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은 평화다. 소속사 대표가 던진 전쟁이라는 화두를 멤버들은 갈등으로 해석했다. “사회 여러 방면에서 갈등이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잖아요. 특정한 이슈를 짚기보다는 갈등을 바로 잡고 모두 하나가 되자는 의미를 담으려고 했어요. 다 같이 즐기자는 분위기가 강조돼서 누구나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성혁·재준)

데뷔곡 ‘두 두 두’(Du Du Du) 공개 이후 세 달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음반. 공백기가 짧았지만 멤버들은 “데뷔 때보다 시간 여유가 많았다”고 했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극한직업 야생돌’을 거쳐 한 팀으로 뭉친 이들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몸과 마음 모두 힘들었다. 하지만 그러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를 알게 됐다. 힘든 시기가 와도 부딪칠 용기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맏형 창선·주안과 막내 지성의 나이 차가 아홉 살이나 되고 멤버마다 경력이 달라 갈등이 있을 법도 한데, 지성은 “그간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며 웃었다.

“멤버들 모두 각자 다른 경험을 했잖아요. 가끔 ‘내가 겪어봤는데…’로 시작하는 말이 튀어나오기도 해요. 그때마다 ‘내가 낡은 사고방식을 가진 게 아닐까’ 반성하죠. 내가 생각하는 정답이 실은 정답이 아닐 수 있다고 되새기면서요.” (성찬) “형들에게 경험이 있다면 동생들은 똑똑해요. 형들이 하는 말을 알아서 걸러 듣는 것 같아요. 하하.”(재준)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정글만큼 거친 가요계, 탄은 “‘극한데뷔 야생돌’로 멤버들을 얻었다”며 뿌듯해 했다. 방송국 스튜디오가 아닌 들판과 바다에서 몸을 부대끼며 얻은 우정은 “전우애”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각별했다. 그룹 투포케이 멤버로 활동하다가 탄으로 재데뷔한 리더 창선은 “데뷔곡으로 활동하며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더 많은 매력과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일뿐”이라며 “우리와 보내는 시간이 팬들에게 좋은 추억이자 삶의 재미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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