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나토 정상회의 선방해”

“윤석열. 나토 정상회의 선방해”

[이영광의 간(間)보기]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기사승인 2022-07-11 06:30:01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박원곤 교수 제공)

지난 6월 말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나토 정상회의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때문에 우리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하는 게 맞냐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우리가 참석하는 게 국익에 맞을까?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 외교를 평가해 보고자 지난 5일 국제 외교 전문가인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와 전화 연결해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가지는 의미 그리고 윤 대통령의 외교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나토, ‘신전략 개념 2022’가 발표된 건 매우 의미 있어”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첫 해외순방으로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했잖아요. 해외순방에 대한 총평 부탁드려요.
“이번이 대통령 취임하고 첫 해외 순방이었고요. 나토 정상회의는 상당히 중요한 동맹 정책이고 또 어떻게 보면 국제질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회의인데 거기에 처음 참석했다고 판단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얼마만큼 준비가 됐을지도 의문시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총평을 할 경우 선방했다고 판단합니다.”

- 나토 정상회의가 중요한 거라고 하셨는데 왜 중요한 거요?
“나토라는 게 유럽에서의 집단 안보 체제예요. 우리가 흔히 대서양 동맹이라고 하는데 나토가 이제 유럽을 벗어나서 인도 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국과도 연계하겠다는 것을 발표한 ‘신전략 개념 2022’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게 발표가 된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진 회의였죠.”

- 그럼 예전의 나토와 지금 나토는 달라진 건가요?
“이전의 나토는 유럽 방위를 우선시했던 거죠. 그 당시 바르샤바 조약기구 소련을 중심으로 동구 유럽의 공산주의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나토였는데 이제는 유럽이라는 공간적 범위를 넘어서 인도 태평양 지역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자신들의 공간적 범위와 역할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됐다고 판단이 됩니다. 다만 나토가 ‘신 전략 개념 2022’를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죠. 그 변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나토는 원래 유럽에서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 안 했기 때문에 나토의 공간적인 범위나 역할을 인도 태평양 지역까지 확장해도 크게 문제없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아마 시기나 범위 계획이 변화될 가능성은 있어요. 일단 유럽에 대한 방위에 좀 더 우선순위가 되고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도 있죠. 그럼에도 큰 틀에서 나토가 공간과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방향성 또 그런 원칙이 이번에는 확실히 밝혀졌다고는 생각합니다.”

- 그럼 왜 공간과 역할을 확대하려는 건가요?
“공간과 역할을 확대하려고 하는 건 이번에 ‘신전략 개념 2022에도 나왔습니다만 중국의 부상 중국의 위험이 시스테믹 챌린지라는 표현을 썼죠. 그니까 구조적인 도전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만큼 이건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의 질서 측면에서 중국의 도전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판단 되고요. 그렇기 때문에 나토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의 동맹 체제도 더 이상 유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도 태평양 지역까지 포함해 중국을 견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거죠.
그리고 중국이 최근에 보이는 여러 가지 모습들 보면 인도 태평양은 물론 세계의 모든 지역을 포함하지 않습니까? 사실 유럽도 포함하고 중동에서도 특히 중국이 여러 가지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고 아프리카도 그렇고요. 그렇다면 나토가 비록 유럽이라는 지역적 공간이 있긴 하지만 중국의 도전이라는 것은 나토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 국가에도 직접적인 도전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공간과 역할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판단합니다.”

“한국 나토 참석 안 했으면 어떻게 될 뻔했나?”

- 근데 원래 중국과 유럽은 친하지 않았나요?

“중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사실은 세계의 모든 국가가 이런저런 형태로 중국과 연계성은 굉장히 강하죠. 한국도 잘 아시겠지만, 중국이 우리의 제1 경제 파트너지 않습니까. 유럽의 많은 국가들도 그런 입장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들이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할 경우에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그럼에도 부상하는 중국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행태들 그리고 중국의 행태 중에는 경제적인 강압에 문제가 있고 또 인권의 문제가 있고 남중국해와 또 대만에 대한 그런 군사적인 문제도 있고 홍콩에서 보여준 반민주적인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그런 문제들을 종합할 때 더는 중국과의 경제적인 관계 때문에 중국을 계속 포용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나토도 중국 견제에 나섰다고 판단합니다.”

- 한국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게 맞는지 두고 논란이 있었잖아요. 끝난 시점에서 볼 때 국익에 참석하는 게 부합했던 걸까요?
“일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에 가서 또 미국에 주도하는 동맹 체제의 참여한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데요. 저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만약에 한국이 이번 나토 확대 정상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될 뻔했냐죠. 그러면 나토 32개국이 곧 될 텐데 거기에 인도 태평양의 한국을 빼고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이 핵심 동맹국들과 함께 세계 질서를 새롭게 개편해 나가는 것에서 한국은 완전히 배제되는 거죠. 저는 이 세계 질서가 지금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좀 더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이 질서 재편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과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한 거지 처음부터 거기에 가지 않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이전에 문재인 정부가 해왔던 정책을 보면 전략적 모호성이죠. 결국 중국과 미국 사이에 어느 일방의 편을 들지 않겠다고 얘기를 하는 정책인데 저도 그 정책이 한국의 입장에서는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의미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어느 쪽으로도 우리가 손해 보지 않겠다는 얘기거든요. 근데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거죠.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제로섬 게임 형태로 가는 모습을 보인 지가 꽤 오래됐습니다. 결국은 중국과 미국이 늘 자신들이 출범시킨 체제에 한국이 참여할 건지 말 건지 결정하는 제로섬 게임의 결정을 강요하는 상황이 계속됐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유연성 모호성이라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죠. 지금 이 상황에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 편 안 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그렇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인도 태평양의 미국 핵심 동맹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치가 떨어지는 거고 그 자리를 일본이 오히려 더 강화하면서 일본이 인도 태평양의 미국 핵심 동맹국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도로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한미 동맹을 유지하는 한 이런 동맹 재편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서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고 논의하고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한국은 어떻게 해야 이익인가요?
“한국이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큰 틀에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것은 손해를 전혀 보지 않겠다는데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일정 부분 우리가 책임과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죠. 풀어서 말씀드리면 중국이 됐든 미국이 됐든 어느 쪽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그 선택에 따른 후과는 우리가 감당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지만 선택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안별로 일이 움직였다 저리 움직였다 하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우리가 그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약해지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명분도 없어집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는 게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지 않습니까. 국제질서 측면에서는 이걸 흔히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거죠. 자유무역 그리고 인권 민주주의 법치 열린 다자주의 그런 것들을 얘기하는데 그런 기본적인 원칙에 따라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거죠.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이건 결국은 미국 편드는 거 아니냐는 건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하는 것 중에 보면 다자주의 같은 경우에도 원래 원칙은 어느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 열린 다자주의가 원칙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열린 다자주의를 주장할 수 있는 거고 자유무역 같은 경우에도 아시겠지만, 미국이 중국에 여전히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것도 자유무역 원칙에서는 벗어나죠. 물론 한국과 미국이 자유주의적인 국제질서 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미국과 더 가까운 것은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일방적으로 미국 편을 들고 중국을 배제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일방적으로 어느 한 편을 들지 않아도 될까요?
“어느 한 편이 안 들 수는 없죠. 왜냐하면 이게 전체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은 결국 미국과 함께 이런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복원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여기서 양쪽의 어느 편을 들지 않고 독자 행보를 한다는 것은 국제 질서에서 우리의 국력과 이게 초강대국에만 가능한 거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우리같이 중견국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은 선택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에 정말 그런 선택을 한다면 그거는 북한이 하는 선택이 되는 거죠. 북한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상묵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29일 “20년간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라는 발언했잖아요. 외교관계에서 이란 발언 적절했을까요?
“이거는 외교 관계보다는 대통령실 경제수석의 얘기를 한 거죠. 경제수석의 입장에 이게 당장 앞에 닥쳐 있는 경제적인 상황을 얘기했다고 판단이 되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미중 간의 갈등이 있고 공급망이 재편되고 신기술에 대한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 전체적인 흐름을 우리가 정확히 알아야 여전히 우리는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계속해서 그런 경제 구조를 유지하는 이건 어쩔 수 없이 한국한테 굉장히 큰 어려움이 올 가능성이 높은 거죠. 거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얘기할 필요는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최성묵 경제수석이 한 말은 불필요하지 않나요?
“제가 이게 어떤 맥락에서 경제수석이 언제 얘기를 했는지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는데요. 경제수석이 말 그대로 경제를 담당하는 대통령의 참모로서 중국을 향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발언한 게 저는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일 과거사 문제 풀지 않으면 한미일 안보협력 한계 있을 듯”

- 중국을 자극할 수 있잖아요.
“근데 이 정도로 중국을 자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거고요. 거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준비가 필요하다라는 측면으로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되고 그렇게 따지면 이게 중국과도 상호주의가 필요합니다. 중국의 언론들 특히 중국의 언론이라는 것은 100% 중국 공산당 당이 조종하는 언론들인데 환구시보 같은 경우의 얘기를 보면 굉장히 거친 표현들이 많아요. 그렇게 따지면 중국이 하는 거랑은 우리는 훨씬 더 어떻게 보면 점잖게 얘기를 하는 거죠.”

-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맞서 국제 사회와 한미일 공조를 강화한 점을 성과로 뽑는 것 같던데.
“글쎄 한미일 공조는 저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에 따라서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게 과연 앞으로 얼마만큼 잘 공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한미일 공조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도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회복 돼야 되는데 여전히 강제 징용이 핵심적인 사안으로 남아 있죠. 그것은 한국이나 일본 양측 정부의 다 부담으로 작동하고 그래서 당장 현안에 이 문제가 풀어지지 않는 한 한미일 안보 협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나토 홈페이지에 윤석열 대통령이 눈을 감은 순간 찍힌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었는데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이거는 하나의 에피소드인데 물론 우리 한국 대통령실에서 또 간 팀들이 좀 더 잘 챙겼어야죠. 챙겼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한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이게 다자 회의지 않습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체 38개국의 정상이 모인 회의예요. 이런 회의는 사실 아무리 잘 계획을 세우더라도 뭔가 문제가 생기고 의전에 허점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38개국 정상이 왔다 갔다 하기 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든지 식사하든지 회의장을 찾아간다든지 거기에 꼭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물론 한국의 대통령실도 수행팀들이 좀 더 잘 챙겼어야 했다고도 생각합니다.”

- 바이든 대통령의 노룩 악수는 문제가 없나요?
“그것도 제가 현장에 있지 않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좀 어려운데요. 제가 정확한 상황을 모르고 그냥 추정해서 말씀을 드리면 미국 대통령한테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악수를 하러 다가갈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악수하는 순서상에서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생각이 되는데 그것도 제가 좀 자신은 없어요.”

- 앞으로 국제사회는 어떻게 될 거로 전망하세요?
“그거는 아까 지금 전체 다 말씀드린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은 하루 이틀 갈 것이 아니라 굉장히 오래 갈 가능성이 있고 일방이 일방을 이기기에는 힘든 구조입니다. 굉장히 지난한 갈등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세계의 질서가 재편되고 동맹 구조도 재편될 가능성이 크죠.”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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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3830@hanmail.net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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