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이 소장하고 있는 ‘신구법천문도병풍’이 보물로 지정됐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상설전시실에 전시 중인 신구법천문도 병풍이 지난달 23일 보물로 지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신구법천문도 병풍은 조선의 전통적인 천문도(구법천문도)와 서양에서 도입된 새로운 천문도(신법천문도)가 나란히 그려져 있어 동서양의 천문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천문도는 총 8폭으로 구성,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 1~3폭에는 조선의 대표적인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그렸고, 이어지는 4~7폭에는 서양의 천문 지식을 담아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黃道)를 기준으로 ‘황도북성도’와 ‘황도남성도’를 그렸다. 마지막 8폭에는 태양과 달, 토성, 목성 등을 그린 일월오성도(日月五星圖)를 배치했다.
신구법천문도 병풍은 1395년(태조 4년) 제작된 조선의 천문도와 서양 선교사 쾨글러(Ignatius Kögler, 1680∼1746)의 천문도에서 영향을 받은 서양식 천문도가 그려져 동서양의 천문 인식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천문도가 그려지는 과정에서 활용된 천문학, 기하학, 수학 등 당시 과학기술의 면모를 엿볼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고, 정교한 필치로 다채로운 채색과 금니(金泥)를 사용한 대형 병풍으로 조선 후기 병풍 그림의 품격을 보여준다.
신구법천문도 병풍은 현재 국립전주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 ‘전주와 조선왕실’ 전시실에 전시 중이다. 조선 태조(太祖·1335~1408), 영조(英祖·1694~1776)를 그린 어진(御眞)과 효종(孝宗·1619~1659) 등 왕이 쓴 글씨 등이 함께 전시돼 조선왕실의 품격 높은 문화재도 감상할 수 있다.
전주=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