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2일 “그간 당을 주도해온 세력해온 세력은 낡았고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되었다”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선거 패배 책임론을 인정했다.
심 의원을 포함한 정의당 의원들은 이날 정의당 홈페이지에 ‘정의당 10년 역사에 대한 평가서’를 각자 작성해 올렸다.
심 의원은 “지난 20년간 당을 지탱해온 정치철학, 비전, 조직 등은 수명이 다했다. 그동안 몇 번의 재창당을 통해 새로운 시도들이 보완되긴 했지만 전면적으로 대체되지는 못했다”면서 “저는 정의당의 오늘에 이르기까지 개별 행위자로서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고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특히 “‘조국 사태’ 국면에서의 오판으로 진보 정치의 도덕성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 사태와 관련한 당시 결정은 명백한 정치적 오류였다. 이 사건은 제게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심 의원은 “조국 장관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언론과 국민들께서는 선거제도와 협상한 것으로만 생각합니다만, 당시 그 결정을 이끌어낸 직접적이고도 중대한 고려사항은 당내 여론이었다”면서 “당시 당의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절대다수가 조국 장관에 대한 승인 입장을 갖고 있었다. 승인하지 않을 경우 최소 4000명에서 많게는 8000명(의) 당원들의 대량 탈당이 예측됐다. 당 대표로서 총선을 앞두고 거의 분당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국 사태에서 ‘검수완박’까지 정치 현안에 대한 갈등은 분명 민주당에 대한 입장 차이로 표현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당의 집권전략 부재 또는 인식의 불일치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며 “민주당과의 관계를 둘러싼 갈등은 오랜 기간 지속된 당의 전략적 모호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큰 만큼, 당의 비전과 전략을 또렷이 해나가는 열린 토론을 통해 의지를 최대한 통일시켜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