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Monkeypox)의 전세계와 국내 실시간 확진자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사이트 이름은 ‘몽데믹(Mondemic)’이다. 몽데믹은 원숭이두창과 풍토병을 뜻하는 엔데믹(Endemic)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전세계 실시간 확진자 발생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실시간 통계를 가져와 제공한다. 이를 토대로 전세계의 전일 대비 신규 감염자, 감염 의심자, 사망자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확진자 현황도 제공 중이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고등학교 2학년 윤준열(18)군 이다. 일반계 고등학교 이과반에 재학 중이다. 학업에 남는 시간을 쪼개 두 달여간 준비했다. 지난달 초부터 사이트 운영을 시작했다. 하루 방문자 수는 평균 1000명대. 지난달 22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날은 3000~4000명대까지 늘었다.
윤군은 지난 5월 운영을 종료한 ‘코로나 라이브(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 정보 제공 사이트)’에서 힌트를 얻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코로나 라이브가 제공하는 지역 실시간 확진자 정보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몽데믹 사이트 개설까지 이어졌다는 게 윤군 설명이다.
국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1명에서 멈춰있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의 국내 대유행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질병청은 지난 5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초청해 가진 질의응답을 통해 “새로운 환자가 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밀접접촉에 의한 전파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유행처럼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도 원숭이두창 실시간 집계 사이트를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군은 “코로나19 초기에만 해도 사람들이 다 감기 같은 가벼운 질병인 줄만 알았다. 이렇게 많은 사망자를 내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면서 “원숭이두창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심각한 상황이 됐을 때 누군가에게 이 사이트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윤군은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을 위해 무료 배너 광고를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서버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아직까지는 적자다.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남은 금액은 기부할 예정이다. 윤군은 “아직 사이트에 부족한 점이 많다. 대륙별로 지도에 확진자 규모를 표시해 보여주는 방식도 구현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했다.
전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1만명을 돌파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진자는 1만337명(12일 기준)이다. 지난 5월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아프리카 제외)가 나온 이후 두 달여 만이다.
WHO는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오는 18일 전후로 WHO는 PHEIC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긴급위원회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앞서 WHO는 지난달 23일 첫 긴급회의를 열고 한 차례 논의했지만 선포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