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20~30세대 원정투자족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인천 송도 부동산 시장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고 미분양 사태도 벌어졌다.
한국부동산원 7월 2주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에 이어 0.07% 하락했다. 매수심리 위축과 신규 입주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송도가 포함된 연수구(-0.13%)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최근 송도 내에서 하락거래가 잇달아 신고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 10억3000만원(12층)에 매매됐다. 기존 최고가(13억6500만원, 39층)보다 3억3500만원 하락한 거래다. ‘e편한세상송도’도 전용 84㎡가 1년 사이 2억2000만원 내린 8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세시장에서도 ‘반토막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송도글로벌파크베르디움(전용 84㎡)은 이달 들어 4억1000만원(22층)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최고가(8억400만원, 27층)와 비교했을 때 4억원 넘게 가격이 떨어졌다. 송도더샵퍼스트파크도 지난 5월 5억5000만원(33층)에 거래됐던 전세가 지난달 4억5000만원(30층)에 거래됐다.
분양시장도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송도 럭스 오션 SK뷰는 다섯 번에 걸쳐 무순위 청약 공고를 게시했다.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총 여덟차례의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고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 송도 자이더스타 등도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송도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20~30세대 영끌족의 시름도 깊어졌다.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 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송도는 지난 2년간 20~30세대의 원정투자 수요가 몰린 곳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30세대 인천 아파트 매수 비중은 2020년 1~9월 25.7%에서 9월 33.2%까지 올랐다. 특히 송도가 속한 인천 연수구는 20~30세대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송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분양 상황 속 인천 내 주택 공급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2025년까지 18만5000가구, 2030년까지 40만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교통과 개발호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반등 가능성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서울권과 송도간 이동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GTX나 광역버스 등으로 교통상황이 나아질 여지가 있다”며 “바이오산업 등 기업 유치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송도 내 개발이슈는 꾸준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상승전환 할 수 있는 가능성은 가졌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