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상장 중견건설사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아이에스동서가 2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한라와 태영건설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원자잿값 등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 여파로 풀이된다. 원자재 쇼크가 계속되는 만큼 향후 2분기 실적도 ‘안갯속’일 가능성이 크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 1분기 영업이익은 1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었다. 한신공영도 영업이익이 약 37% 증가한 158억원을 달성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7억원으로 23% 늘어났다.
아이에스동서는 건설부문에서 매출액을 2배 이상 늘리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1분기 건설 부문 매출은 454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032억원보다 123% 늘었다. 건설부문 1분기 매출액은 △자체공사 3227억원 △국내도급공사(건축+토목) 1296억원 △기타 18억원 등이다.
반면 태영건설, KCC건설, 한라 등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한라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262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이외에도 △KCC건설 영업이익 83억원(42%↓) △태영건설 283억원(35%↓) 등을 기록했다. 계룡건설산업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올해 355억원으로 변동사항이 없다.
KCC건설과 태영건설은 전체 매출액이 늘었지만 매출원가,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등이 함께 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KCC건설 매출액은 전년 동기(2469억원) 73% 늘어난 4286억원이다. 매출원가는 83%(2211억원→4067억), 판관비는 17%(115억원→135억원) 증가했다. 태영건설도 매출액 5976억원(17%↑)으로 전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매출원가 18%, 판관비 23% 등도 함께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원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광명, 전주 등 주요 대규모 사업장이 종료돼 수익성은 감소했다”며 “별도 기준으로는 전반적으로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라는 중견 건설사(상장사 기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공시에 따르면 한라는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5% 감소했다. 한라는 건축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부문 사업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토목사업은 전년 동기(585억원) 41% 내린 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체사업은 31% 감소한 282억원, 해외사업은 73% 하락한 1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건축사업은 매출액 2142억원으로 소폭 증가(2%↑)했다. 한라 관계자는 “매출의 일시적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에서 “한라의 2분기 매출액은 3536억원,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 -38.4%의 증감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업이익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한다. 자재 가격 부담으로 주택·건축 부문 원가율이 상승한 영향과 작년 2분기 소송비용 환입(50억원)에 따른 기저 효과로 판관비가 전년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인건비·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 압박 등 건설업계가 ‘삼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건설수주가 하반기에 3.7% 줄어 전년 대비 0.5% 감소한 210조9000억원을 기록하고, 건설투자도 1.8%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