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의 화산섬 사쿠라지마가 24일 밤 분화해 현지 당국이 경계단계를 최고 수준인 5단계 ‘피난’으로 격상했다.
25일 NHK·요미우리·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쿠라지마 분화는 전날 오후 8시5분께 일어났다.
폭발적인 분화에 의해 분출된 돌이 분화구 동쪽에서 남동쪽 방형으로 2.5km까지 날아갔다고 일본 기상청은 밝혔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분화 경계 단계를 3단계(입산 규제)에서 가장 높은 5단계(피난)로 격상했다.
기상청이 2007년 분화 경계 단계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일본 내에서 5단계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사쿠라지마에는 처음이다.
가고시마시는 이날 오후 20분 사쿠라지마의 아리무차로와 고리초 일부의 33가구(51명)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다.
후쿠오카 관구 기상대에 의하면 지난 18일부터 사쿠라지마 산체의 팽창을 나타내는 지각 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해 22일 1회, 23일 4회의 분화를 관측했다. 이번 분화로 일부 산체의 팽창은 해소됐지만 앞으로도 같은 규모의 폭발적 분화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상청과 일부 전문가들은 대규모 분화가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예측했다. 사쿠라지마 분화 활동에 정통한 이구치 마사토 교토대학 교수는 NHK를 통해 “지금까지 관측 데이터로 볼 때 다이쇼 분화같은 대규모 분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이쇼 대분화는 지난 1914년 58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20세기 일본 최대의 화산 재해다. 사쿠라지마섬은 다이쇼 분화 당시 용암 유출이 일어난 오스미 반도와 연결돼 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 내 정보 연락실을 ‘관저 대책실’로 격상해 관계부처 등과 정보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조속히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지자제와도 긴밀히 소통해 입산자와 주민 대피 등 피해 방지 조치를 철저히 하라”며 “화산 활동 관측을 강화해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주문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