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이준석계로 통하는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31일 윤 최고위원은 “지금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큰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국민의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알렸다.
윤 위원은 “경제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힘을 모아 분골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생의 어려움을 하루빨리 해결하고 국민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에 앞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도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 위원까지 더하면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현재까지 네 명이 사임했다.
이들은 사퇴 의사를 피력하며 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력히 말했다. 조 의원은 당과 대통령실, 정부 여권이 동반 쇄신해야 한다면서 “이른바 ‘윤핵관’이라 불리는 선배들도 총체적 복합 위기에 근본적 원인을 깊이 성찰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도부에 공백이 생기며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 당 내외에서는 비대위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듭 나왔다.
최근 권 대행이 대통령실 행정관 채용 의혹을 두둔하다 9급 공무원을 낮춰 표현해 논란이 되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나눈 문자 메시지 대화 유출로 파문을 일으키며 당 내부에서 반발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지만 직무대행은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고, 당 수습을 위해 제대로 나선 의원들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현주소”라고 지적하며 “권 대행은 지금 당장 모든 직을 내려놓고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라”며 강도 높게 비난키도 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면서 “저 자들의 우선 순위는 물가안정도 아니고, 제도개혁도 아니고, 정치혁신도 아니다. 국민들이 다 보는데 ‘마이 프레셔스(my precious)’나 계속 외치고 다녀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