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여야 대표의원들과 만찬을 갖다 술잔을 던져 논란이 된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31일 사퇴했다.

김 부지사는 이날 “조금의 불미스러움도 저의 책임”이라며 경기도 경제부지사직을 내려놓겠다고 알렸다.

이어 “짧았지만 지방정치에 대해 많은 것들을 느낀 시간이었다”면서 “지방자치 영역에서만큼은 정치 이념이나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보다 주민 삶과 밀착된 현장 중심의 생활정치가 가능함을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김 부지사는 취임 하루 전인 지난 27일 오후 용인시 한 음식점에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의원, 더불어민주당 남종석 대표의원과 식사 중 곽 대표 쪽으로 술잔을 던진 혐의를 받는다. 김 부지사 요청으로 만남이 이뤄졌으나, 남 대표와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화가 나 곽 대표 방향으로 술잔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곽 대표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도의회의 반대와 우려에도 무리하게 경제부지사직을 신설하고 측근의 사적 채용을 밀어붙인 김동연 도지사가 책임지라”며 파면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부지사를 특수폭행 및 특수협박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했다. 기자회견을 열었던 지미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동연 정책의 정점인 경제부지사의 폭력은 의회 무시 태도가 응집 폭발한, 의회에 대한 폭력행사”라며 그를 고강도 비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 부지사는 파문 나흘 만에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부지사 임명 사흘 만이다.

김 부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임명 1호’ 인사다. 김 부지사는 김 도지사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하던 당시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냈고, 지난 지방선거 당시 비서실장을 맡아 선거캠프를 이끄는 등 김 도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협치가 이뤄지지 않아 골머리를 썩던 민주당은 김 부지사의 파문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11대 경기도의회는 현재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개원했으나, 여야 의석수가 각각 78석으로 같아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며 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한 실정이다. 경기도가 민생 안정을 위해 제출한 추경예산안 역시 처리되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김 부지사의 술잔 투척 논란까지 더해지며 도의회의 협치는 당분간 난항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