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이 이유로 보수 정체성의 위기가 꼽혔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비율은 30%대 초반까지 하강했으며 국민의힘 역시 30%대에 갇혔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6~8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 대해 질문하자 잘함이 31.0%(아주 잘하고 있다 18.1%, 다소 잘하고 있다 12.9%)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국정수행 긍정평가 비율은 44.9%, 부정평가는 52.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였던 지난달 9~11일 긍정평가인 49.9%보다 5.0%p 떨어진 수치다. 당시 60대 이상 긍정평가와 부정평가(47.7%)간 차이는 비슷했다.
보수층 텃밭이라고 불리는 영남권 국정수행 긍정평가 역시 직전 조사보다 내려간 수치다. 부산‧울산‧경남에서 32.9%를 기록해 이전 조사였던 41.1%에 비해 8.2%p 하락했다.
대구‧경북은 직전 조사에서 긍정과 부정(49.5% vs 48.3%) 비율이 비슷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긍정 비율이 7.1%p 떨어져 42.4%를 기록했다.
지지정당에 대한 질문에서 국민의힘은 38.4%를 기록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첫 30%대 지지율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지난 5월 14~16일 조사에서 45.5%의 지지율을 기록한 후 직전 조사까지 40%대 지지율을 유지했다.
전문가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 문제의 원인으로 ‘보수 정체성 위기’와 ‘중도층 이탈’로 분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견인해야 하는데 이를 해내지 못한 점을 동반 현상의 이유로 꼽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정당 지지율보다 높아서 정당 지지율을 견인하는 역할이다”라며 “취임 초 (지지율을) 견인해야 하는데 오히려 끌어내리는 형국인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남권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보수 정체성의 위기”라며 “친윤으로 분류되는 의원 중 영남 지역 출신이 없어서 국민의힘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도층이 생각하는 법치와 공정, 상식과 윤 대통령의 행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선거 때는 윤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집권하는 순간 현실이 돼서 추상적인 약속과 다르게 느껴져 지지를 철회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중도층의 보편적 가치가 윤 대통령, 국민의힘과 사이클이 맞지 않는다”며 “대중국 정책 변경, 부인 리스크,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예방 논란 등이 큰 영향을 끼친 거 같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89.0%)와 전화면접(유선 11.0%)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2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