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7일 취임 100일차를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다. 취임 초 50%대였던 지지율이 3달여만에 20%대로 떨어진 만큼 기자회견 자리가 국정 동력을 되살릴 ‘반전 카드’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12일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27.0%를 기록했다.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71.3%에 달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1%p 오른 25%에 그쳤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66%로 전주와 동일했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3주째 20%대를 유지했다. 부정평가도 4주째 60%대에 머물렀다.
취임 100일을 앞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직 대통령들의 비슷한 시기 지지율과 비교할 때도 낮은 축에 속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에 당선된 인사들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100일 무렵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김영삼(83%) △문재인(78%) △김대중(62%) △노태우(57%) △박근혜(53%) △노무현(40%) △이명박(21%) 순이다.
세계 지도자 지지율 순위에서 꼴찌를 기록했다는 결과도 있었다. 11일 모닝컨설트가 밝힌 22개국 지도자의 ‘현재 지지율(Current Approval Ratings)’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9%의 지지율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꼴찌인 22위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여론조사 업체의 ‘세계 주요 지도자 조사’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국민들께 송구하기 짝이 없는 초라한 성적표이자 나라 망신”이라며 “국민께 지난 성과를 보고해야 할 취임 100일이지만 국민은 취임한지 100일도 안된 윤 정부에 깊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역대 최고 속도로 추락하는 윤 정부의 국정 지지도는 이 같은 국민의 심정을 대변한다”며 비꼬았다.
이에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지는 공식 기자회견이 지지율 반등 기회가 될지 관심이다. 국정 지지율 하락,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비롯한 혼란 등에 관한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17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국민소통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는다”며 “대통령이 먼저 모두발언을 하고 이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간은 40분 정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별도로 갖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만 해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임 100일 기념 행사와 관련해 “대통령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행사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20%대의 국정 지지율 등을 감안해 윤 대통령이 직접 소통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