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0열 00번 좌석에 앉았습니다. 양성 판정 받았습니다. 근처에 앉으셨던 분들은 모두 검사해 보시길 바랍니다”
대규모 콘서트 참여 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장 점검 강화를 강조했다.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 내한 공연이 약 2만여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2’(이하 싸이 흠뻑쇼)는 지난 13~14일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이틀 동안 관객 5만여 명이 공연장을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인천 송도에서 열린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1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9월에도 대형 콘서트와 페스티벌 다수가 열릴 예정이다.
최근 대형 콘서트와 공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연에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는 확진 사실을 알리고 본인의 좌석과 동선을 알리며 주변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유하는 관람객 후기가 다수 올라왔다.
감염재생산지수는 7주 연속 1 이상을 유지하며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6일 이달 말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 구간에 근접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질병청이 분석을 의뢰한 8개 연구팀에서는 유행 정점이 시기는 8월 중순~ 하순, 규모는 최소 13.5만명~최대 24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중증 환자는 9월 초 최대 800~900명, 사망자는 최대 100~140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최후 수단으로 남겨두겠다고 공언한 만큼 방역당국으로써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현재 방역 지침상 실외 집회, 공연, 스포츠 경기에 대한 인원 제한이나 시간 제한은 따로 없다. 300명 이상의 비정규공연·스포츠대회·축제 등은 관계부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인원 제한은 지난 4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모두 풀면서 모두 사라졌다.
방역 당국의 자제 요청 이후에도 물을 사용한 야외행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방역당국은 지난 6월16일 브리핑에서 “물에 젖은 마스크는 세균번식 등 위험이 높다”고 언급했다. 다음날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마스크가 젖게 되면 감염에 좀 더 취약해진다”며 “가급적 물을 뿌리는 형태로는 축제가 진행되지 않도록 각별한 당부를 드린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전남 장흥에서는 국내 최대 여름 물축제인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5일까지는 충남 보령에서 ‘2022 보령해양머드박람회’가 열렸다. 싸이 흠뻑쇼는 방역당국 요청 이후에도 대구에 이어 오는 20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2일 “공연업계에 방역지침을 재안내하고 현장점검, 방역 협조를 요청하겠다”면서 “내달 말까지 대형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지속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와 함께 손 소독제 비치, 열 감지 카메라 설치 등 감염병 예방 조치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