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대해 정밀화된 표적방역을 추진하고 국민 생명보호를 위한 필수의료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1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촘촘하고 두터운 취약계층 보호 △복지-성장 선순환을 위한복지투자 혁신 △복지 지속가능성 제고 △정밀화된 표적방역 추진 △필수의료 확대 및 의료취약지역 대책 마련 △글로벌 바이오헬스 중심 국가 도약 6개 핵심 과제를 집중 추진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먼저 복지부는 양극화 심화, 대내외적 경제위축으로 인한 사회적 약자 부담을 덜기 위해 촘촘하고 두터운 지원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12개 부처 76개 복지사업 지원기준이 되는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폭(5.47%)으로 인상했다는 설명이다. 또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기준을 중위소득 30→ 35%로 단계적으로 인상해 나가기로 했다. 재난적 의료비 제도 대상을 6대 중증질환에서 모든 질환으로, 그리고 지원한도는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실직 등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긴급복지제도 지원금을 4인 기준 130만원에서 154만원으로 인상된다.
취약대상별 맞춤지원도 강화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서비스가 올해부터 시범 사업중이며, 이들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도 대상 확대되어 올해 13만명에서 내년에는 14만명으로 늘어난다. 입양 전 아동을 보호하는 모든 위탁 부모에게 월 100만원을 지원하는 ‘입양대상 아동 보호비’가 시행된다. 결식아동 급식단가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오른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없도록 빅데이터 기반의 위기가구 발굴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받을 수 있는 급여를 사전에 알려주는 복지멤버십(빅데이터를 활용해 출산, 재산변화 등 개인 상황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 안내)을 기존 수혜자 중심에서 오는 9월 전국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저출산에 대응책으로는 부모급여를 도입을 제시했다. 오는 2024년에 0세 100만원, 1세 50만원을 지원해 영아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 양육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어린이집-유치원에 관계없이 모든 영유아에게 양질의 모육,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관련 이해관계를 조율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회보험, 사회보장제도 효율적 관리 필요성 제기에 따라 제도 개혁에도 나선다. 복지부는 연금개혁에 대한 공감대 마련과 국회 연금특위 논의를 위해 이달 중으로 재정계산에 착수한다. 재정계산 완료 후에는 국회 특위 논의 내용을 반영하여 기초연금 인상방안(30만→40만원)과 연계한 국민연금 개편안을 마련하고 이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복지제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사회보장제도 중복·누락을 방지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지난 2년7개월 간의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민 일상을 유지하면서 감염 취약 분야에 대한 정밀화된 표적방역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증화율이 높은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검사, 진료, 처방까지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은 당초 목표대로 1만개소 이상을 확보했다. 확진자가 다니던 병원에서 신속히 처방받을 수 있도록 병원 외래 처방이 가능하도록 하고 처방 약국도 지난달 27일 기준 1082개소에서 이날 기준 2175개소까지 늘렸다. 선별진료소(602개소), 임시선별검사소(63개소)의 주말·야간 운영시간 확대 등 접근성도 강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특수치료가 필요한 소아(2727병상)·분만(355병상)·투석(493병상) 환자를 즉시 수용할 수 있도록 병상을 확보하고 가산수가를 지원하며, 감염병 환자가 상시 입원 가능한 긴급치료 및 응급·특수병상을 대폭 확대한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이달 초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필수의료 확대에도 나선다. 뇌동맥류 개두술 등 기피분야와 소아, 분만 등 수요감소 분야를 대상으로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분만 수가 인상, 분만 취약지 지원 등 분만 인프라 회복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공공정책수가는 국가적 재난이나 수요 감소 등이 발생해 기존 의료기관 인프라가 약화하거나 인력지원 상황이 발생할 때 별도의 수가를 신설해 적절히 보상하는 것을 말한다.
외상, 소아심장, 감염 등 특수분야를 대상으로 한 의대생 실습 지원과 전공의 대상 지역병원 수련을 확대하고 중증환자 전담 간호사 양성지원 사업도 확충할 예정이다.
필수의료 보장 확대를 위해 과감한 건강보험 지출개혁에도 나서기로 했다. 과잉의료이용을 야기하는 초음파, MRI 등 급여화된 항목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 외국인 피부양자 기준 개선, 건보자격 도용방지 등을 통해 필수의료와 고가약제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내달부터 시행되는 건보료 2단계 부과체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복지부 업무보고를 받고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서비스를 확대하고 질적 고도화에 힘써달라”며 “방만한 건보재정지출을 정밀 점검해 필수의료기반과 중증치료 강화에 중점을 두라”고 지시했다.
연금개혁 추진에 대해서는 “세밀한 의견수렴, 치밀한 실증자료를 기반으로 초당적, 초당파적 국민 합의를 도출하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또 윤 대통령은 “감염병 대응도 정치방역에서 전문가 의견과 데이터에 근거한 표적 방역, 과학 방역으로 전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