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유행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다.
2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9046명이다. 국내 발생 5만8640명, 해외유입 406명이다. 수도권 2만5360명(43.2%), 비수도권 3만3280명(56.8%)이다. 한 주 전인 지난 15일 신규 확진자는 6만2078명이었다. 전주 대비 4.8%가 감소한 셈이다.
이로써 21일에 이어 이틀 연속 전주 대비 신규 확진자가 줄었다. 21일 0시 기준 확진자 수는 11만944명으로 1주 전인 14일(11만9603명)보다 8569명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재유행 시작 이래 확진자 수가 전주 같은 요일보다 적은 것은 전날이 처음이다.
확진자 수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도 완화됐다. 지난달 초 더블링 현상은 2주 넘게 지속됐다. 중순을 지나고서는 증가폭이 확연히 줄었다.
정부는 지난 16일, 이달 중 일평균 20만명 전후로 재유행 정점이 형성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8월 말 정도까지 유행 정점이 예상되고 그 이후로 천천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급격히 감소하기보다는 좀 느린 속도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7~8개 기관에서 내놓은 유행 정점 예측치를 두고 “(정점의 하루 확진자 규모는) 가장 나쁜 상황에서 33만명까지 예측한 기관이 있지만 대부분은 11~19만명 정도, 20만명 이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확진자 수는 줄어드는 반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여전히 증가세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20명 늘어난 551명으로 사흘째 5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는 65명으로 전일 대비 1명 늘었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7월 4주(24~30일) 239명→8월 1주(7월31~8월6) 209명, 8월 2주(7~13일) 45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간 사망자 수도 같은 기간 동안 172명→209명→330명으로 급증했다.
지난주인 8월 셋째주(14~20일)에는 414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지난 20일에는 하루에만 사망자가 84명 발생했다. 4월29일(136명) 이후 113일 만에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정부는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하겠다며 ‘표적방역’을 내세웠으나 수치상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셈이다. 방역당국은 뒤늦게 취약계층에 대한 전화 모니터링을 재개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일 일반의료체계 전환에 따라 고위험군 재택치료 전화 모니터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부터 지자체 전담반이 60세 이상 독거노인 등 일부 취약계층에 재택치료 초기 2~3회 전화로 건강상태를 묻는 전화 모니터링이 재가동한다.
확진자는 감소하는데 위중증, 사망자가 느는 것에 대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후, 고위험군이 위중증으로 가는 데 2주, 사망까지 가는데 3주가 걸린다”면서 “앞으로 3주 이후까지는 계속 사망자와 위중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 중순이나 추석 이후에는 또 독감이 돌기 시작하면 ‘트윈데믹’으로 일시적으로 또 확진자가 살짝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아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번주 정점을 찍고 앞으로 서서히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번의 큰 파도가 남아있다”며 오는 10월, 11월을 고비가 되는 시점으로 꼽았다.
정 위원장은 “8월 초 맞은 4차 백신 효과는 길어도 12월 정도까지다. 4월에 1800만명 가까이가 오미크론을 앓았다. 그때 앓은 분들의 면역은 한 6개월 정도면 대개 끝이 난다”면서 “빠르면 9월, 늦어도 12월 사이에 전 국민 평균 면역 수준이 가장 낮게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한 번쯤은 반드시 올 큰 파도를 미리 대비해 보건의료체계를 더 단단하게 하고, 고위험군들이 진단을 빨리 받고 즉시 치료를 투여 받을 수 있도록 계속 정부에 독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